산업 산업일반

'통신·해양·기상위성' 탑재체 조립 테스트 본격화

"내년6월 발사… 한반도 상공서 24시간 관측"<br>해양탑재체만 벨기에서 성능 테스트후 내달 들여와<br>저궤도 아리랑 시리즈와 달리 국내 첫 정지궤도 위성<br>2016년 발사예정 복합위성 2호기 기술확보 의미도

위성체 조립의 경우 성능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조립과 분리를 반복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항공우주연구원 안에서 진행되는 작업 역시 프랑스 아스트리움사 인력과 항우연 인력이 동일 비율로 공동 진행한다.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인 '통신ㆍ해양ㆍ기상위성'이 이달부터 본격적인 탑재체 조립 테스트를 진행함에 따라 내년 6월에는 한반도 상공에 머물며 구름 분포 등 기상관측과 해양관측 등을 24시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프랑스 아스트리움사와 공동개발을 추진 중인 이 복합기능 위성의 본체 개발을 마치고 연구원 안에서 기상ㆍ해양ㆍ통신 등 3개 임무 탑재체를 조립하며 기능 및 성능 테스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위성 본체에 각 임무 탑재체들의 조립과 분리를 반복하며 우주환경에서의 적응력을 평가하는 열진공 챔버 테스트, 진동 테스트 등을 진행 중이다. 내년 6월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발사되는 통신해양기상위성은 위성의 자세 제어와 전력 공급, 기지국과의 통신 등을 담당하는 위성 본체와 각각의 임무를 수행하는 3개 탑재체로 구성돼 있다. 현재 항우연 안에는 위성 본체를 비롯해 기상 탑재체와 통신 탑재체가 입고돼 조립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해양 탑재체는 유럽 벨기에에서 진행된 1차 성능 테스트에서 내부의 나사 1개가 열과 진동에 의해 풀려나가는 문제가 발생해 현재 이를 보완하는 성능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오는 10월 중순께 들여올 예정이다. 항우연 안에서의 테스트가 마무리되고 각 탑재체의 조립이 완료되면 내년 4월 항공운송을 통해 기아나 발사장으로 옮겨지게 된다. 이곳에서 최종 테스트를 거쳐 발사 1주일~3일 전에 발사체에 탑재되고 나면 최종 연료주입 등을 거친 뒤 발사가 이뤄지게 된다. ◇통신ㆍ해양ㆍ기상위성의 임무=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야 하는 국내 우주항공 연구개발(R&D) 특성상 이 복합기능 위성은 통신중계ㆍ기상관측ㆍ해양탐사 등 3가지 임무를 복합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우주 분야 선진국들도 군사적인 목적이 포함되지 않는 이상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위성체 발사에 기상관측ㆍ통신 등 복합적 임무를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의 엠티샛, 인도의 인샛 등도 정지궤도에서 복합임무를 수행하는 형태다. 발사 후 약 7년간 운영을 목표로 하는 통신해양기상위성은 총 무게 2.5톤에 가로 2.4m, 세로 2.2m, 높이 3.7m 크기의 직사각형 박스 형태. 기존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 시리즈와 달리 태양전지 패널이 한쪽에만 달린 외팔 형태다. 이는 양쪽에 태양전지 패널을 부착할 경우 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기상관측용 적외선(IR) 센서에 태양빛을 반사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탑재체 중 무게 84㎏의 통신 탑재체는 이미 위성통신 기술을 확보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을 담당했다. ETRI의 통신 탑재체는 기술적으로는 충분하지만 실제 우주궤도상에서 성능 테스트가 이뤄진 적이 없어 발사 후 안정적인 성능이 나오면 행정안전부의 행정망 등 공공통신망으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ITT가 개발한 기상 탑재체의 경우 무게가 145㎏으로 가장 큰 탑재체다. 해상도 1㎞(가로ㆍ세로 1㎞가 한 점으로 표시)의 광학계 관측장비와 해상도 4㎞의 적외선 관측장비가 내장돼 있다. 광학계의 경우 낮 시간대의 구름 사진을 촬영하고 IR계는 야간의 구름 사진을 촬영한다. 특히 이들 관측장비를 이용해 한반도 상공의 구름 분포뿐만 아니라 구름 표면의 온도, 구름 내 수증기의 양 등을 10분 단위로 24시간 내내 관측할 수 있어 기상청이 보다 정확한 단기 예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아스트리움사가 개발을 담당한 83㎏짜리 해양관측 탑재체는 바다의 색깔에 특화된 해상도 500m의 광학계 장비가 탑재된다. 이 관측장비를 통해 바다의 색깔 분포, 플랑크톤의 분포ㆍ양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어장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또 갑작스런 대규모 기름 유출이나 적조현상 등을 사전에 감지해 효율적인 방재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정지궤도 위성 개발 의의=통신해양기상위성은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사해온 아리랑 1ㆍ2호 위성을 비롯, 향후 발사 예정인 아리랑 시리즈 위성체들은 모두 저궤도 위성들이다. 반면 통신해양기상위성은 지구 적도궤도 3만6,000㎞ 상공을 도는 정지궤도 위성이다. 동경 128.2도에 머물며 지구 자전속도와 동일한 각도로 궤도를 돌기 때문에 24시간 한반도 상공에 머물어 정지상태 위성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초속 3.07㎞의 속도로 비행하게 된다. 정지궤도를 도는 통신해양기상위성은 아리랑 시리즈와 같은 저궤도 위성과 차별화되는 3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위성체를 3만6,000㎞ 상공의 고궤도까지 올리는 기술을 비롯해 우주방사선 차폐기술, 원거리 통신기술 등이 그것이다. 이 복합기능 위성은 내년 발사 직후 1차로 저궤도 위성과 같은 타원궤도에 올려진다. 이후 타원궤도에서 지구와 가장 멀어지는 지점에서 3단계에 걸친 궤도 상승을 통해 정지궤도에 올려진다. 따라서 액체 추진 로켓을 이용해 각 단계별로 점화와 재점화를 반복하며 목표 궤도까지 상승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내년 4~6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 KSLV-I의 경우 1단 발사체의 힘으로 목표 저궤도에 근접한 뒤 2단 로켓의 킥 모터를 작동시켜 정확한 궤도에 안착하게 된다. 이때 사용되는 킥 모터는 고체로켓으로 재점화가 불가능하며 단 1회의 점화만으로 목표지점에 도달하게 해준다. 우주 방사선 차폐 기술은 고궤도 위성의 경우 3만6,000㎞ 상공에서 우주 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각종 전자장비 등에 대한 차폐기술이 요구된다. 저궤도 위성은 고도 200~300㎞ 안팎의 대기권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노출되는 우주 방사선의 양이 적다. 원거리 통신기술은 단순히 거리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위성관제를 위한 통신 때 두꺼운 구름층의 장애, 관제소가 소재한 곳에 상당한 폭우가 내릴 때 안정적인 통신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 ◇달 탐사 위성에 필요한 기술 확보=총 3,558억원이 투자되는 통신해양기상위성 사업은 프랑스 아스트리움사의 주도하에 이뤄지는 공동개발이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정지궤도 위성 개발을 통해 확보되는 기술은 향후 달 탐사위성 개발에 고스란히 적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다. 우선 액체추진 로켓을 점화ㆍ재점화를 반복하며 단계적으로 궤도를 상승하는 기술은 달 탐사위성을 달 궤도에 올려놓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달 탐사위성의 경우 발사체를 이용해 곧장 달을 향해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궤도를 돌며 궤도 상승을 통해 점차 지구의 중력권을 벗어나며 달 궤도에 진입해야 한다. 우주 방사선 차폐기술 역시 위성체가 지구로부터 멀어져 지구 자기장의 보호막을 벗어날수록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완벽에 가까운 차폐기술이 요구된다. 더욱이 유인 탐사선을 염두에 둔다면 이 기술은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한 부분이다. 원거리 통신기술도 달 궤도를 돌고 있는 탐사위성을 운영하는 데 필수적이다. 현재 통신해양기상위성에는 관제통신을 위해 대역폭은 좁지만 구름ㆍ강우 등에 영향이 적은 S밴드와 L밴드 대역의 통신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통신해양기상위성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항우연 통신해양기상위성사업단의 최성봉 단장은 "이 위성은 프랑스와 공동개발하지만 2010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2016년 발사할 예정인 정지궤도 복합위성 2호기의 경우 국내 주도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1호기에서 확보한 기술 대부분은 향후 추진되는 달 탐사위성 개발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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