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安重根ㆍ1878~1910)의사가 옥중에서 쓴 붓글씨가 다음달 16일 열리는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다. 서울옥션은 24일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ㆍ38x149cm)‘라고 적힌 안 의사의 휘호가 추정가 3억~4억원에 경매에 올려진다고 밝혔다. 휘호의 내용은 논어 위령공편의 한 구절로 ‘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가까운 곳에 근심이 있게된다’는 뜻이다. 왼쪽 하단부에는 ‘경술삼월 어여순옥중 대한국인 안중근 서(庚戌三月於旅順獄中 大韓國人 安重根 書)’라고 적혀있어 1910년 3월에 작성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왼손 약지 끝마디가 잘린 안중근 의사의 수장인(手掌印)도 함께 찍혀있다. 서울옥션은 “중국에 파견돼 세무관으로 일한 우에무라 시게히로(1871~1943)씨가 안의사와의 친분으로 형 집행 3일 전에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사의 휘호는 작품성과 역사적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어 서예부문에서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는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요, 성패는 하늘의 뜻에 달렸다’는 뜻의 ‘모사재인성사재천(謀事在人成事在天)’ 휘호가 4억6,000만원에 낙찰돼 서예작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고, 앞서 2002년 5월에는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야 포부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의 ‘담박명지영정치원(澹泊明志寧靜致遠)’이 2억1,87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옥션은 “내년 안의사가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의거 1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뜻깊은 작품을 출품하게 됐다”고 전했다. 경매는 평창동 서울옥션 스페이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