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가를 충격에 빠뜨린 버나드 매도프의 금융 다단계 사기 행각에 유럽의 글로벌 은행도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HSBC, 스페인의 산탄데르, 프랑스의 BNP파리바, 스위스의 UBS 등 유수의 은행들이 매도프의 '폰지 사기'에 연루돼 많게는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폰지 사기란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원금으로 앞 사람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수법을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매도프 사기 사건으로 유럽 최대 은행인 HSBC가 최대 15억달러,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도 3억5,000만유로(4억7,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스페인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는 자회사를 통해 약 23억유로(30억달러)의 피해를 입었으며,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도 손실이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UBS의 자산관리 자회사가 유럽 등지에서 고객들이 매도프에 투자하도록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손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소 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매도프 사기 사건을 계기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금융감독당국의 감독 능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