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국내 국채시장의 큰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천안함 사태 속에서도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유지하면서 국내 채권시장을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다. 6일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5월 채권 장외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 채권시장에서 4조660억원어치의 국채를 순매수, 연기금ㆍ은행 등의 기관투자가를 제치고 투자자별 1위에 올라섰다. 이는 지난 5월 전체 국채 순매수 규모(9조2,030억원)의 44.2%를 차지하는 것으로 외국인이 국내 국채시장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의 국채 순매수는 지난해 10월(4조3,357억원)보다는 규모 면에서는 작지만 당시에는 비중이 9.7%였고 지난 1월에는 1위를 했지만 순매수 규모가 2조3,970억원에 불과했던 것 등을 감안하면 최근 외국인의 투자가 상대적으로 급증한 셈이다. 외국인은 5월에 통안증권 4조7,116억원을 포함, 총 8조8,111억원의 국내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것이 전체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8%다. 당초 지난달에는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환차손을 피하기 위한 손절매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오히려 환율 상승을 매수 확대 기회로 활용한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압도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평균 국채와 통안증권 순매수 비중이 각각 25%, 75%였지만 올 들어서는 국채의 비중이 늘면서 5월에는 국채가 46.6%로 올라섰고 통안증권은 53.4%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기관의 매수세 약화로 채권시장도 흔들렸지만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이 늘면서 오히려 국고채권 3년물 금리가 5월 말 현재 전월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3.58%를 기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인모 금투협 채권부장은 "유럽 재정위기, 천안함 사태와 관련된 금융시장 동요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매수를 확대하면서 시장 안정판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