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0일 “개헌안 발의는 임시국회가 종료한 후에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지역 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들과 가진 청와대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의 입법 사항에 지장을 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개헌안 내용과 관련, “(개헌이)이번 선거(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면 가급적 이번 선거 시기는 종전대로 하고 다음 선거 시기를 맞출 수 있도록 그렇게 기술상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개헌 후)5년 더 지나서 2012, 13년 그때 가서 임기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자신의 임기 내 이른바 ‘원 포인트 개헌’을 하더라도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지 않고 현행대로 각각 올 12월, 내년 4월에 치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개헌 논의 과정 속에서 검토할 수 있다는 차원의 예를 든 것이지 꼭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에도 언론에 대한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여러분들은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겠지만 제가 자꾸 무슨 답하는 것보다 저도 물어보고 싶다”고 운을 뗀 뒤 “개헌 문제에 관해서는 왜 이번에 하면 안 되는지, 이번에 안 하면 다음에 언제ㆍ누가ㆍ어떻게 할 수 있는지 말을 안 한다”고 토로했다. 지난 17일 중앙 언론사 편집ㆍ보도국장 간담회 일화도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어떤 국장 한 분이 ‘대통령이 귀가 어두운 거 아니냐’는 질문을 했는데 면전에서는 야박해서 ‘그럼 당신 신문이 엉터리인가 보죠’라고 말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