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기후변화' 국민운동으로 극복해야


전의찬 <한국기후변화학회장, 세종대 대학원장>


올여름 유난히 늦은 장마 때문에 기온은 평균 1도 상승하고 강수량은 예년의 3분의2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날씨 때문에 복숭아와 수박이 제철보다 일찍 익고 또 동시에 출하되다 보니 가격은 지난해보다 30%나 떨어졌다고 한다. 올봄에는 이상고온으로 예년보다 2주나 빨리 꽃이 피어 전국의 벚꽃축제는 '기후변화 시대'의 불편한 '벚꽃 엔딩'이 되고 말았다. 또 그 많던 명태는 다 어디로 갔을까. 지난 1970년대까지 10만톤 가까이 잡히던 명태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더니 2008년 이후 씨가 말라버렸다.


온실가스 원인 제공자·피해자도 사람

"살아 있는 명태를 잡아오면 50만원을 사례하겠다"는 해양수산부의 포스터 문구가 기후변화에 따른 씁쓸한 시대상을 보여준다. 한편 대표적 아열대성 어종인 참치는 제주도 근해에서 잡힌다고 하니 '기후변화'로 생물들이 제철과 길을 잃어버렸다.


2013년 5월9일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섰고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승 경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여전히 발전·산업·수송·건물 부문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고 에너지 소비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적극 추진했지만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0년 9.8%, 2011년 4.5%나 증가해 전례 없이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수십조원의 예산을 들인 범정부 차원의 사업이 무색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최근 정부는 오는 2020년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7억7,600만톤으로 예측하고 3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산업 부문이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지만 감축량은 수송 부문과 건물 부문이 각각 34%와 27%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부문에서 많이 감축하도록 돼 있다.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원인 제공자도 사람이고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도 사람이다. 그러니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올라가는 것을 걱정만 하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피해를 두려워하기만 할 일이 아니다. 대통령께서도 최근 있었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꼭 극복해야만 넘어갈 수 있는 거대한 도전이며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미국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중국의 거의 2배이며 인도보다는 8배나 많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감축 행동을 실천해야 하므로 국민의 동참 없는 온실가스 감축은 불가능한 일이다.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감축 실천을

환경부가 후원하고 민간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의 '온실가스1인1톤줄이기' 운동에 우리 모두 동참해야겠다.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하기, 연료를 절약하는 에코드라이빙 실천하기, 고효율 가전제품 사용하기, 냉난방온도 적정하게 유지하기, 계절에 어울리는 옷차림 하기, 음식물 쓰레기와 물 소비 줄이기, 가까운 곳에서 생산한 로컬푸드 먹기, 장바구니·개인용컵·손수건 사용하기 등 마음만 먹으면 실천하기 어려운 일은 없다.

IMF도 온 국민의 힘으로 극복했던 우리나라 아닌가. '생활 속에서의 온실가스 줄이기'에 동참해 우리뿐 아니라 후손들의 보금자리인 '지구'도 구하고 절약해서 모은 돈으로 '가계경제'도 살려야겠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