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불붙은 자원전쟁] 서캄차카 해상유전 시추 돌입

석유公등 한국컨소시엄 16일부터 5개월간 진행<br>성과땐 캄차카 개발 촉진 서방 오일메이저도 '촉각'

국내 유일의 반잠수식 시추선인 두성호가 16일부터 캄차카반도 서쪽 오호츠크해상에서 시추작업을 개시한다. /서울경제 DB


한국석유공사 등 한국 컨소시엄과 러시아 로즈네프트사간 서캄차카 공동운영회사인 캄차트네프티가스가 위치한 사할린스카야 사무실은 지금 어느 때보다도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북쪽 해로를 따라 오랜 항해 끝에 도착한 국내 시추선 두성호가 16일 드디어 캄차카 반도 서쪽 오호츠크해 한가운데에서 드릴링(시추)을 개시했기 때문이다. 한국 컨소시엄과 로즈네프트사가 6만여㎢에 달하는 광대한 서캄차카 광구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은 지난 2004년 9월. 이후 지난 5년 동안 공동운영회사인 캄차트네프티가스가 벌여온 탐사작업이 결실을 맺을지 여부는 앞으로 5개월 동안 진행될 시추작업에 달려 있다. 캄차카 유전 개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는 두성호의 시추 결과에 각국의 오일 메이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캄차카 광구에 대한 기대는 지금껏 석유공사가 개발해온 어떤 광구보다 크다. 보급기지 마가단 항구에서 뱃길로 꼬박 24시간 거리의 차가운 바다 밑에 잠들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석유의 추정 매장량은 공식적으로 37억배럴. 우리나라가 만 4년 이상 쓸 수 있는 양이다. 2006년 물리탐사에서는 최대 매장량이 100억배럴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다. 한상근 석유공사 사할린사무소장은 “석유는 마지막 한방울을 뽑아내기까지 100% 신빙성을 갖지 못한다”면서도 “투자금액이나 추정 매장량 등 모든 면에서 석유공사의 최대 프로젝트인 만큼 기대와 함께 두려움도 크다”고 말했다. 석유 유무와 일일 생산량, 석유 생산층의 두께 등을 하루속히 파악하기 위해 두성호는 오는 10월 말까지로 예정된 시추 기간 동안 126명의 인력으로 24시간 상시 근무체제를 가동하게 된다. 그에 앞서 8월 말이면 1차 시추 결과도 나올 예정이다. 10월 말로 시추 기간을 못박는 이유는 캄차카의 열악한 기후 때문이다. 얼어붙는 혹한을 피해 캄차카 해상에서 시추작업을 벌일 수 있는 기간은 6월부터 10월까지 단 5개월가량에 불과하다. 신석우 석유공사 커머셜디렉터는 “10월 말이면 추위 때문에 물리적으로 시추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여름의 기상이변 가능성과 러시아 정부의 행정적인 돌발 변수까지 감안하면 시추일수는 더 짧아질 수도 있다. 실제 당초 6월 초로 예정됐던 시추는 6월 중순에 이르러서야 시작됐다. 하루에만도 40만달러에 달하는 두성호 운영비용 부담이 없더라도 두성호가 24시간 불을 밝힐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시추작업이 마무리되는 10월 말부터는 정밀분석을 통해 정확한 매장량과 경제성 재평가 작업을 벌인다. 필요할 경우 내년 6월부터 2차 시추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시간 제약과 원거리 해상광구 시추라는 점 때문에 시추 개시부터 생산까지 통상 5년가량인 소요 기간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석유공사 측은 보고 있다. 한 소장은 “현재까지 캄차카 해상에 진출한 기업은 캄차트네프티가스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번 시추의 성패는 세계적인 오일 메이저들의 캄차카 진출을 촉발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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