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옥수수 증산이 北 식량난 해결 지름길"

'옥수수 박사' 김순권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BR>55회 防北·체류하며 기술지원… 바이오에너지 추출 실용화 나서


"북한의 굶주리는 동포들을 살리기 위해 북의 토질과 기후에 맞는 옥수수 종자 보급을 늘려왔습니다만 올해는 천안함 사건 이후 방북이 불허돼 참 안타깝습니다." 김순권(사진)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은 지난 10월2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연평균 곡물생산량 400만톤 중 옥수수가 250만톤가량으로 북의 식량난 해결에는 옥수수 증산이 지름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시간에 걸친 인터뷰 내내 중장기적 차원에서 북한 옥수수 증산과 함께 남한 쌀과 교환하는 윈윈전략으로 통일 기반을 조성하고, 옥수수의 알은 식량으로 쓰고 대는 바이오에너지로 활용하는 기술을 실용화해 식량위기와 기후변화협약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논의 일부는 옥수수밭으로 전환해 쌀농업도 살리고 옥수수 수입 대체도 늘려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1998년부터 총 55번이나 방북해 370일간 북한 곳곳을 방문했고 실향민 부인을 둔 그는 북한의 굶주리는 주민들과 통일을 위해 현지 옥수수 증산에 열정을 바쳐왔다. 이미 북한 옥수수의 25%가량이 그가 제공한 종자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금도 중국 동북3성에서 육종연구회사를 차려 현지와 북한 사정에 맞는 종자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이사장은 "북한의 옥수수 수확량이 지난해에도 가뭄ㆍ습해와 비료 부족으로 감소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로 이상기후와 비료 부족으로 급감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방북이 안 돼 확인할 수도 없고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옥수수 증산 기반이 확고해지면 현재 세계 2위의 옥수수 수입국인 우리 입장에서 쌀과 맞교환할 수 있어 상호 이익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처럼 북한 옥수수 증산에 매달리는 것은 1970년대 미국 하와이대에서 옥수수로 석ㆍ박사를 취득한 것을 전후해 농업진흥청에서 근무하다 1979년부터 1989년까지 유엔 산하 아프리카국제열대농업연구소(나이지리아)에서 현지 토질과 기후에 맞는 옥수수를 잇따라 개발해 아프리카 식량 증산에 크게 기여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는 북의 책임 있는 답을 들어야 하겠습니다만 이로 인해 민간 교류가 단절되고 저의 방북도 불허돼 안타깝기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경북대에서 올해 한동대 포스코석좌교수로 옮긴 김 이사장은 이와 함께 옥수수 대에서 에탄올을 추출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에너지를 개발 중으로 포스코ㆍ지방자치단체ㆍ대학과 함께 실용화에 나서고 있다. 옥수수 알은 식량으로 사용하고 옥수수 대를 바이오에너지와 가축 사료로 사용하면 녹색성장에 부합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해 옥수수 수입이 식용과 공업용, 가축 사료용 등으로 1,000만톤(세계 2위)에 달해 15억~20억달러의 외화를 쓰고 있습니다. 자급률이 1%밖에 안 돼요. 또 기름 수입은 얼마나 많이 합니까. 쌀 생산이 많아 논의 대체작물 개발도 시급하고요." 김 이사장은 "논에다 벼보다 산소배출량이 많고 이산화탄소 흡수가 뛰어난 옥수수를 심어 알은 수입 대체하고 대에서는 바이오에너지를 추출하면 안정적으로 식량자급도 꾀하고 유가 변동에도 대처할 수 있으며 쌀시장도 안정시킬 수 있어 1석3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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