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전자책 콘텐츠 개발 미적

시장 커지지만… 성공여부 불투명<br>올 전체매출 3,000억 예상 불구<br>실용·자기계발서등만 판매 몰려<br>출판계 개발비 투자에 '소극적'


오는 11월 전세계에 동시 출간될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에 대한 국내 출판권을 획득한 민음사는 고민에 빠졌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애플의 CEO가 펴내는 자서전이다보니 '앱북'출시 의미가 매우 크지만 종이책의 성공이 전자책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 국내 상황에서 개발비를 투자하는 데 신중해야 된다는 내부 의견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민음사측은 " '앱북' 출시를 두고 긍정과 부정 의견이 딱 반반"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자책 시장은 커지는데 이를 채울 콘텐츠의 발전 속도는 제자리다. 출판계가 전자책 출시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라 신작이 전자책으로 출시되는 속도도 느리고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도 소극적인 상황이다. 18일 출판계에 따르면 한국전자출판협회가 예상하는 올해 전자책 매출 규모는 3,000억 원에 육박한다. 교보문고는 상반기 전자책 판매량이 100만권을 돌파했다고 밝혔고, 예스24와 인터파크 역시 전자책 판매 비중이 전년동기대비 6~9배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자책 시장에서 판매되는 콘텐츠는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실용서나 자기계발서에 쏠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서점별 상반기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교보문고에서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린 전자책은 '3분 안에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는 설득기술'이었고 알라딘과 예스24에서는 1,000원에 팔린 '최상위 1%의 공부법'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등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실용도서위주의 판매 양상을 보였다. 이러다보니 출판계도 개발비를 투자해 전자책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소극적이다. 특히 번역 도서의 경우 수천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선급금을 주고 국내 전자책 출간 전송권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더 큰 모험으로 여겨지고 있는게 최근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요시모토 바나나가 신작 '안녕 시모키타자와'를 국내에서 종이책과 앱북으로 동시에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책의 앱북 다운로드 건수는 현재 200여건 정도로 아직은 작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작가의 앱북이라는 점에서 종이책 시장의 인기가 전자책으로 이어질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태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일본의 경우도 전자출판 시장이 커졌다지만 판매 콘텐츠를 살펴보면 성인ㆍ만화 등이 대부분"이라며 "글자를 화면으로 옮기는 수준을 벗어나 콘텐츠의 내실 강화를 위해 출판사ㆍ저자ㆍ유통사ㆍ단말기 제조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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