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2월 13일] '막말'과 '꽃말'

SetSectionName(); [기자의 눈/2월 13일] '막말'과 '꽃말' 정두환 기자 (부동산부) dhchung@sed.co.kr 퇴근길 버스정류장 앞에 서 있던 한 여학생이 굉음을 내며 다가서는 승용차를 보고 함께 서 있던 친구에게 한마디 한다. "저 ○○ 튜닝한 거 ○팔려!" 그리고 두 여학생은 곧바로 그 차에 훌쩍 올라타 시끌벅적하게 사라진다. 떼 지어 걸어가는 어린 학생들의 말끝마다 조사처럼 붙는 욕설이 이제는 새삼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정도다. 기성세대는 그들을 질책하고 나무라기도 하지만 이제는 '막말'과 '욕설'이 유행이 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막말'과 '욕설'은 젊은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요즘 우리 사회는 지도층의 '막말'로 시끌벅적하다. 법원과 검찰이 '막말'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39세 판사가 69세 원고에게 "버릇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검사나 수사관들이 조사과정에서 퍼붓는 반말과 폭언은 피의자들에게 심한 모멸감과 굴욕감까지 느끼게 했다고 한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세종시를 둘러싼 청와대와 한나라당 친박 진영 간 '강도' 논쟁은 설 연휴를 앞두고 정치권의 때아닌 싸움으로 번져나가는 웃지 못할 상황을 낳고 있다. 야당ㆍ여당 간이야 날 선 대립을 보여온 우리 정치사를 감안하면 다소 거친 막말에도 그러려니 해온 게 사실이지만 청와대와 여당 내 지도층이 얽히고설켜 거침없이 막말을 주고받는 모양새는 볼썽사납기만 하다. 그 비유가 특정인을 대상으로 삼은 것인지 아닌지에 상관없이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이 함부로 쓸 단어는 아니라는 것이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정서다. 미국 의회에서는 의원이 욕설이나 막말을 하면 퇴장은 물론 심지어 일정 기간 의회 출석을 금지당한다. 멱살잡이와 막말ㆍ고성, 심지어는 망치가 트레이드 마크인 우리 정치 현장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사람아/ 입이 꽃처럼 고와라/ 그래야 말도/ 꽃같이 하리라/ 사람아' 황금찬 시인의 '꽃의 말'이라는 시다.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최근 잇단 발언 파문과 관련해 "문제를 신년까지 끌고 가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화합'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설 연휴가 지나면 우리 정치에, 사회에 세련되고 고운 '꽃말'들이 흐드러지게 쏟아져 내리길 기대해본다. ['세종시 수정안' 갈등 증폭] 핫이슈 전체보기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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