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인플레 압력 멈출줄 모른다"

에너지·식품·원자재값 고공행진 <br>호주 철광업체, 中에 공급가 85~95% 인상 요구<br>석탄·천연가스는 올들어서만 80%이상 치솟아<br>미국산 소 선물價, 사료값 급등여파 22년만에 최고<br>사우디 원유 하루20만배럴 증산발표도 약발 안받아



에너지ㆍ식품ㆍ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멈출줄 모르고 있다. 미국 미시시피 유역과 중국남부지역의 홍수, 호주 가뭄, 나이지리아 폭동,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경고….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사건ㆍ사고가 모두 가격 상승으로 전이되고 있다. 자원보유국이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부르고, 소비국이 질질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인류 생활에 필수품의 주요구성재료들이 거의 1년 사이에 두배나 폭등하다보니, 지구상 어느나라도 가중되는 인플레이션에서 자유로운 나라가 없을 지경이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호주 광산 메이저인 BHP빌리턴과 리오틴토는 중국에게 철광석 장기계약 가격을 85~95%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가격 인상률은 이전 최고 인상률인 지난 2005년의 71.5%를 웃도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월에도 중국에 가격인상을 요구한바 있다. 호주 업체들은 “철광석 납품계약 만료일인 오는 30일 이전에 신규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공급을 중단하고 가격이 더 높은 현물시장에다 팔겠다”며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선두업체가 공급업자와 계약을 맺으면 후발업체가 따라가는 구조여서 세계적인 철광석 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올들어 60% 가량 올랐다. 철광석 가격인상은 철광석을 사용하는 제품의 가격인상으로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독일 아우디 자동차의 루퍼트 스태들러 최고경영자(CEO)는 “제조 원가 부담이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완성차의 가격 인상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계가 달러가치 하락,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를 헤쳐나가려면 가격 인상폭이 5~10%는 되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 당 140달러에 육박하며 치솟은 가운데 대체 에너지 가격도 기상 악화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석탄가격의 기준이 되는 호주 뉴캐슬항의 발전용 석탄 가격은 퀸즈랜드주의 홍수 여파로 톤 당 125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석탄가격지수는 올들어 81%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천연가스 가격이 여름철 이상 고온 현상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주말 100만 Btu(1Btu=0.252kcal) 당 12.994달러에 거래됐다. 이 달 들어서만 11% 올랐으며 전년 동기 대비 82% 급등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여름철 전력 성수기를 맞아 더 오를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허리케인이 불어 닥칠 경우 천연가스 가격이 카트리나 여파로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던 지난 2005년의 15.37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수급불안 및 투기적 요인으로 쉽게 안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다른 에너지에 대한 수요를 늘리며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달부터 하루 20만 배럴씩 증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나이지리아의 정정불안으로 실제 증산효과가 떨어지는 데다 허리케인 및 드라이빙 시즌이 다가오고 있어 유가는 물론 다른 에너지 가격의 동반 상승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며 소비자들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주말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소 선물가격은 파운드 당 1.06달러에 거래되며 1986년 4월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 가격은 지난 3월 이후 19% 급등했다. 중부지역의 홍수로 옥수수 가격 등 사료 값이 크게 오른 것이 직격탄이었다. 옥수수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86%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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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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