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계속 떨어지는 용인·분당 집값 "버블붕괴" vs "일시조정"

2006년말比 20~30% 하락…거래도 급감<br>"하락추세 내년엔 강남권으로 확대 가능성"



용인의 집값 하락은 ‘버블세븐’ 거품 붕괴의 시발인가. 최근 용인과 분당 지역의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참여정부가 예견했던 ‘버블세븐 거품 붕괴론’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버블세븐 붕괴가 시작됐다는 의견과 일시적인 가격조정일 뿐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용인 집값은 이미 붕괴=회사원 김모(41)씨는 올해 초 매물로 내놓은 아파트가 6개월째 팔리지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지난 2006년 연말 대출을 끼고 7억7,500만원에 구입했던 용인 성복동 P아파트 142㎡형의 가격은 1억4,000만원가량 하락했다. 김모씨는 “대출이자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매물을 시세보다 3,500만원가량 저렴하게 내놓았지만 매수자들이 희망가를 계속 낮추며 거래를 미뤄 애가 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용인과 분당의 집값은 각각 2.07%, 1.46% 하락했다. 특히 지역별ㆍ단지별ㆍ주택형별 시세 등락폭 격차가 크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체감 하락률은 더욱 커진다는 분석이다. 용인과 분당 지역에서는 2006년 연말 버블논란이 제기되던 최고점 대비 집값이 20~30% 정도 하락한 단지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용인시 풍덕천동 S아파트 165㎡형의 경우 2006년 12월 국토해양부에 신고된 실거래가는 8억3,000만원이었지만 올 3월에는 최고점 대비 23% 하락한 6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성복동 LG114공인중개사의 영근 대표는 “매도자가 50명이라면 매수자는 1명꼴”이라며 “공급이 넘쳐나니 시장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버블 붕괴 시작(?)=이에 대한 시장의 진단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단순한 ‘가격조정’이라는 의견과 ‘버블 붕괴’의 전조라는 진단이 그것이다. 우선 버블세븐 집값 붕괴의 시발이라는 의견을 내세우는 전문가들은 거래가 죽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4월 기준 국토부에 신고된 용인시의 주택거래신고건수는 927건으로 전년동기(1,249건) 대비 25.7% 감소했으며 2006년 12월 2,067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 용인이나 분당 시장 내부에서도 ‘버블 붕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분당구 정자동 R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신분당선이나 고속화도로 개통 등 교통 호재는 이미 가격에 모두 반영된 상태”라며 “인근에 판교신도시나 광교신도시 조성이 완료되면 수요자가 분산되면서 분당과 용인 집값은 꾸준히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팀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위주의 정책기조나 고유가, 물가상승,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과 같은 외부요인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버블 붕괴 양상이 강남권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시적 가격조정일 뿐=연쇄적인 버블 붕괴로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버블세븐 중 강남권에 속하는 이들 지역의 집값이 어느 정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상대적인 낙폭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2006년 말 가격 급등세에 대한 부담으로 용인ㆍ분당 시장이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며 “신분당선 개통 및 용인~서울 고속화도로 개통 등 교통 호재가 가시화되는 오는 2010년 이후에는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올 하반기 강남권에서 약 2만6,000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공급과잉에 따른 일시적인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입주가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가격이 다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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