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자금 해외이탈도 '눈덩이'

이달들어 49억弗 빠져나가<br>지난달 순유출규모 이미 돌파<br>정부 환율안정 정책 효과 반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30거래일째 순매도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매각대금을 달러로 바꿔 한국을 떠나는 자금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외환보유고까지 동원해 시중에 달러를 풀어 환율 안정에 나서고 있지만 증가한 외국인 주식매도대금 역송금으로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5일 중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49억9,4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투자자금 순유출이란 외국에서 달러를 원화로 바꿔 들어온 자금보다 원화를 달러로 바꿔 나간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도 달러로 바꾸지 않고 국내에 머물면 유입으로 잡힌다. 때문에 증권투자자금 순유출은 외국인 자금의 탈한국을 의미한다. 과거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에서 매도하더라도 채권시장에서는 순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등 한국 시장에 일정 기간 머무는 자세를 취해왔으나 최근 채권시장에서도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49억9,4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6월 전체 순유출 규모(46억7,000만달러)를 능가했다. 월별 유출입 현황을 보면 1월 -66억8,500만달러, 2월 -24억6,900만달러, 3월 -34억9,900만달러 등으로 유출 현상을 보이다 4월과 5월에는 순유입으로 돌아섰으나 6월 다시 순유출로 반전됐고 7월에는 그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6월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경우 총 96억달러가량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외국인 주식매도대금 역송금은 외환보유고까지 동원한 정부의 환율 안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환율 상승(절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당국이 환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구두 및 직접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 주식매도대금 역송금이 늘면서 환율이 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17일의 경우 유가 급락 등으로 1,007원대에서 출발한 환율은 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주식매도대금 역송금으로 인해 전달보다 3원50전 상승한 1,012원80전으로 마감했다. 외국인 주식매도대금 역송금은 앞으로 더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의 안전자산 선호도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2008년 1월부터 7월14일까지 외국인이 주식 순매도 규모는 무려 28조원이다. 이 같은 주식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총순매도(30조원)의 91%로 이런 추세라면 올해 순매도 규모는 5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들 자금의 상당수가 원화를 달러로 바꿔 한국을 빠져나갈 여지가 높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를 유지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순매수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주식ㆍ코스닥 모두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신종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신흥국보다 상대적으로 금융시장 규모가 큰 한국의 경우 주변국에 비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당분간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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