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량진 뜨고 대치동 지고

■ 쉬운 수능·불황에… 학원가 엇갈린 명암<br>●대치·목동 입시학원생 반토막 휴업·폐업으로 썰렁<br>●노량진 "공무원·자격증 따자" 수강 몰려 열기 후끈

대학입시 수험생이 대치동에 있는 논술학원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한 노량진 공무원 학원에 수강생들이 등록을 하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반 토막이… 노량진 뜨고 대치동 지는 속사정
■노량진 뜨고 대치동 지고쉬운 수능·불황에… 학원가 엇갈린 명암●대치·목동 입시학원생 반토막 휴업·폐업으로 썰렁●노량진 "공무원·자격증 따자" 수강 몰려 열기 후끈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서민준기자 morandol@sed.co.kr














대학입시 수험생이 대치동에 있는 논술학원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한 노량진 공무원 학원에 수강생들이 등록을 하기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이 반으로 줄었어요. 학원형 상가 권리금도 반 토막이 났어요." (대치동∙목동 공인중개사)

"등록 상담을 받으려는 학생들은 꾸준해요. 많을 때는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해요." (노량진 공무원 학원)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되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학원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입시학원가인 대치동과 중계동∙목동의 학원들은 쉬운 수능 때문에 학생들이 줄어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불황의 영향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수험생들이 늘어나면서 노량진 학원가는 등록하려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4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서울의 대표적인 입시학원가인 대치동과 목동 등은 겨울방학 특수가 사라지면서 썰렁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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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과 목동의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이 일대 학원 10곳 중 3~4곳이 최근 폐업신고를 하거나 수강생 절대 부족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인근의 원룸촌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목동의 A공인중개사 나모씨는 "학원 임대 문의가 예전에 한 달에 20건이었다면 지난 2011년에는 15건, 지난해에는 10건 정도로 줄었다"며 "100㎡ 규모 학원형 상가 권리금은 2011년 5,000만원에서 지난해 3,500만원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대치동의 B공인중개사 이모씨는 "원룸 3,500여가구 중 40% 정도가 비어 있는 상태"라며 "학생들이 너무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대치동이나 목동 등에서 비싼 비용을 부담해가며 공부하기보다는 인터넷 강의나 EBS를 찾는 이들이 많아 학원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쉬운 수능과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이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0년부터 서울 지역 폐업신고 학원 수가 신규 설립신고 학원 수를 추월하고 있다. 2010년 신설 등록 학원 1,410곳에 폐업 학원 수는 1,416곳이었고 2011년 1,091곳이 설립되고 1,243곳이 폐업해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는 10월 기준으로 신규 설립 학원은 871곳으로 1,000개 미만으로 떨어졌고 폐업 학원 수는 1,051곳이었다. 교과부와 시교육청은 ▦사교육 규제책 ▦학생수 감소 ▦경기 불황 ▦쉬운 수능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수능시험의 70%를 EBS와 연계해 출제하면서 인터넷 강의와 EBS에 의존하는 학생들이 늘어난데다 경기침체로 학부모들이 학원비 지출에 인색해지면서 입시학원가를 찾는 학생 감소로 연결되고 있는 셈이다. 주5일제 시행으로 방학기간이 단축된 점도 겨울방학 특수 실종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 유학생들로 붐비던 신림동 등 고시촌도 퇴조 경향이 뚜렷했다.

반면 공무원과 자격증 관련 학원이 밀집한 노량진 일대는 수강생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공무원∙자격증 학원 등록을 위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일부 학원들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었다. 7급 공무원을 3년째 준비 중인 성모씨는 "최근 친구들 몇 명이 대기업 취업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었다"며 "올해도 강의실 자리를 잡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량진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분식 노점을 하고 있는 최모씨는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 컵밥과 같은 메뉴가 인기"라며 "새벽 강추위 뚫고 학원으로 뛰어가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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