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6월 18일]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말고

예전에 아이슬란드의 에스키모들은 중병에 걸리면 덴마크로 후송됐다. 160년 전 덴마크의 한 의사는 에스키모가 결핵에 걸리면 유난히 객혈이 심한데 지혈이 잘 되지 않아 사망한다고 보고했다. 아마도 그들이 주식으로 삼는 생선이나 물개기름과 관여된 것이 아닌가 추측됐다. 60년 전 그 원인은 생선에 많은 오메가3로 밝혀졌고 최근 건강식으로 추천되고 있다. 에스키모는 세계에서 심장병이 가장 적은 민족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뇌출혈 사망률은 가장 높다. 지혈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유방외과 의사는 동양 여성을 수술하고 난 후 겪었던 쓰라린 경험을 학회에 보고했다. 수술 전에 조사한 바로는 아스피린을 비롯해 지혈에 영향을 주는 아무 약도 복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수술 도중 피가 잘 멈추지 않아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 환자는 매일 생마늘을 두통씩 갈아서 먹고 있었다. 마늘에는 아스피린과 똑같은 원리의 화학작용으로 혈액을 엉기지 않게 하는 성분이 있다. 이 성분을 과도하게 섭취해 지혈이 잘 안 된 것이다. 마늘 과다 섭취로 뇌출혈이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마늘은 미국 암연구소에서 항암 효과가 기대되는 식품의 제1위에 올라 있다. 마늘은 인체에 나쁜 영향을 주는 활성산소를 억제해 건강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항산화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고 피를 엉기지 않게 하는 작용도 하니 그야말로 최고의 식품이 아닐 수 없다. 필자도 마늘 섭취를 권장하고 있으나 항상 균형을 이루지 못할 때 문제가 생긴다. 한국인의 건강에 대한 열정은 대단해서 무엇이 건강에 좋다고 한번 언론 매체에 방송되면 다음날 슈퍼의 그 물건은 동이 난다고 한다. 그러나 좋은 음식이라도 편식을 했을 때 발생하는 부정적인 효과는 간과하는 듯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 운동, 금연, 스트레스 관리 등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음식은 가능하면 튀긴 음식을 줄이면서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다른 음식은 골고루 먹어야 한다. 폭식과 과식을 피하는 것이 또 다른 비결이다.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는 것. 서양의 성경과 동양의 중용에서 강조되는 이 문구야말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적절한 구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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