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조계륭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이 지난 추석을 전후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일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임기가 아직 남아 있는 기관장들의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비어 있는 자리를 채운 정부가 본격적으로 MB정부 때 임명된 기관장들을 대상으로 두 번째 물갈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조 사장이 최근 정부 측에 사의를 표명했다. 조 사장은 지난 1981년 한국수출입은행에 입행한 뒤 1992년 한국수출보험공사(무역보험공사의 전신) 설립 당시 자리를 옮겨 내부 승진으로 사장까지 올랐다.
조 사장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내년 6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데다 최근까지도 중소기업 무역보험 확대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추측도 있지만 무역보험공사의 최근 영업실적이 좋았고 다른 기관들의 경영평가 성적과 비교해봐도 결정적인 이유는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정책금융 개편 과정에서도 무역보험공사는 일부 내부 반발이 있기는 했으나 그런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일부 산업부 산하 공기업들을 중심으로도 추가적인 기관장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아직 기관장 임기가 1년가량 남아 있는 A공기업의 경우 후임자 이름까지 거론되며 꾸준히 교체설이 나온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임기가 아직 남았더라도 MB정부 시절 줄을 잘 탔던 일부 공기업 기관장들은 정부가 계속해서 교체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가 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석유공사나 광물자원공사도 조만간 자연스레 기관장 교체가 추진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 들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은 총 9명이 새로 임명됐으며 그중의 5명은 관료 출신, 4명은 내부 출신이 임명됐다. 추가적인 기관장 교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부 필요성이 있는 곳은 교체를 할 수 있겠지만 다시 전면적으로 물갈이가 되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