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안전하다던 파생상품펀드도 '와르르'

자산 100억이상 317개중 271개 원금 손실…수익률 -60%도<br>"상품구조 복잡·환매수수료 높아…신중한 선택을"


변동성 장세의 ‘대안상품’으로 꼽히는 파생상품펀드 가운데 수익은커녕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상품들이 속출하고 있다. 많은 파생상품들이 겉으로 보면 안전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익 달성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만큼 주식형 펀드 이상으로 신중하게 가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9일 자산운용협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파생상품펀드 설정액은 30조4,0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조113억원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공모형 파생상품펀드 317개 가운데 설정 후 원금 손실을 입은 펀드는 271개에 달할 정도로 원금 손실이 심각하다. 10월 설정된 ‘NH-CA 2Stock Step down 파생상품2’가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0월18일 설정된 주가연계펀드(ELF)로 신탁재산의 90% 이상을 SKㆍ삼성중공업과 연결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설정일 당시 SK와 삼성중공업 종가는 각각 24만원, 5만2,300원이었다. 9일 현재 각각의 주가는 10만1,500원, 2만9,400원이다. 주가가 반토막 남에 따라 이 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59.89%에 이른다. 각 파생상품펀드마다 기초자산은 천차만별이지만 많은 ELF의 경우 이처럼 설정 당시 상승세를 타는 종목들이 기초자산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지수나 특정 상품 등에 연동됐다고 해도 올해 내내 계속된 변동성 장세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수익률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 중도에 환매에 나서고 싶어도 상품에 따라 5% 이상의 환매수수료가 징구되는 상품들이 많아 주식형 펀드보다 환매가 자유롭지 않다. 올 들어 인기를 끈 금융공학펀드(RCF)도 마찬가지다. 금융공학펀드는 운용사들이 설계한 금융공학시스템을 활용한 구조화된 상품을 뜻한다. 지난해 잇따라 설정된 ‘동부델타-ACEUp 1단위파생상품’시리즈가 -20%의 손실을 거두고 있고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RCF상품들도 설정 후 3~4개월 만에 -9~15%대의 손실을 입었다. 주식형 펀드 등과 달리 파생상품펀드의 경우 상품 특성상 구조가 매우 복잡해 판매사 창구를 찾은 고객들이 제대로 이해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수익이 보장되는 줄 안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에 크게 불만을 터뜨리며 불완전판매에 따른 책임을 지라는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 등에서 판매한 ‘우리파워인컴펀드’ 투자자들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추진하기로 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생상품펀드의 위험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최근과 같은 약세장에서 고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안 성격으로 찾는 경우가 많다”며 “펀드가 추구하는 수익을 거두기 위한 조건을 실제 시장 상황에 적용해보면 까다로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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