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前) 총리가 신발투척 봉변을 당했다. 이라크전에 대한 입장 등을 담은 회고록 사인회장에서 반전 시위대에게 신발 세례를 받은 것.
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블레어 전 총리는 4일(현지시간) 회고록 '여정(A Journey)'의 사인회가 예정된 아일랜드 더블린 시내의 한 서점을 찾았다가 서점 앞을 지키던 반전시위대에게 이 같은 일을 당했다.
이날 서점에 모인 친 팔레스타인계를 비롯한 반전 시위대는 블레어 전 총리가 탄 차량이 멈추자 '창피한 줄 알아라(Shame on you)'를 외치며 신발과 달걀 등을 던졌다. 블레어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희생당한 병사들과 민간인들에게 몹시 미안하지만 참전 결정을 '후회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08년 12월 14일 이라크를 방문 중이던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기자 문타다르 알 자이디가 던진 신발에 곤욕을 치른 뒤, 벌써 국가원수급 인사만 7명이 신발투척 수모를 당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모욕한다'는 의미의 신발투척이 이제는 지구촌 권력자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퍼지고 있는 것.
2009년 2월에는 살람 파이야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와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같은 해 3월에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에 이어 같은 해 4월에는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가 신발 투척 수모를 겪었다. 올 8월에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이 영국 방문 중 교민 모임에서 신발 세례 망신을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