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자국 통화인 '동(dong)'의 공급을 제한하면서 외국계 기업들이 통화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 주 베트남 정부는 미국의 금융회사 모건스탠리가 베트남 석유의 지분 10%를 사들이는데 동 대신 미국 달러로 2억1,700만 달러를 지불하는 것을 허용했다.
베트남 현행법상 기업 지분 매매는 동화로 이뤄져야 하는데 달러 지불을 허용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 외국계 기업도 직원 월급과 사무실 임대료를 지불하기 위해 시중 은행에 3만 달러의 환전을 시도했지만 은행측이 동 보유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FT는 베트남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시중에 유통되는 동을 대거 사들이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몇 달간 중앙은행의 통화공급 제한조치로 최근 시중은행간 하루짜리 대출금리는 40% 가까이 치솟았다. 중앙은행이 지난 주 유동성 공급을 통해 9~10% 떨어진 것이 이 정도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조나단 핀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 중앙은행은 급격한 통화 증가가 인플레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동 공급을 억제하기 위해 달러 매입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 중앙은행이 시중 유동성 흡수를 위해 금융 기관들을 대상으로 12억7,000만 달러 규모의 1년 만기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동 부족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