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리오틴토, M&A 등 공격경영 잰걸음

"만년 3등 꼬리표 떼자"… <br>원자재값 급등으로 실탄확보, M&A 비용 114억 弗책정… 濠 광산업체 인수 등 추진<br>구리 등 전략 광물 투자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속 철도 등 인프라 구축도 적극


지난 달 투자자들 앞에 선 톰 알바니스 리오틴토 최고경영자(CEO)는 어느 때보다도 결연한 모습으로 2011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힘겨운 시기를 보내 온 리오틴토가 내년에는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통해 다시 성장궤도로 진입할 것임을 선포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2010년은 글로벌 광산업체인 리오틴토에게 어느 해보다도 큰 좌절을 안겨준 한 해였다. 올 상반기에는 호주 정부의 광산세를 철회시키느라 진땀을 뺐고 하반기에는 야심차게 추진하던 BHP빌리턴과의 합작사 설립계획을 각국 당국의 제동으로 서랍 안에 도로 넣어야 했다. 안팎으로 풍파를 겪으면서 사업은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리오틴토는 내년부터 '재정 균형'이라는 소극적 목표에서 벗어나 '성장 도모'를 위한 3대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수ㆍ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철광석에 편중된 투자에서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광산 인프라 구축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브라질 발레, 호주 BHP빌리턴과 함께 3대 글로벌 광산업체로 군림하면서도 늘 '만년 3등'이란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달았던 리오틴토는 경쟁업체를 제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공격적 M&A 전략 재가동= "지난 5년간 리오틴토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M&A라는 전통적인 루트(traditional route)를 돌파구로 삼아 살아남을 것이다." 알바니스 CEO는 최근 내년 사업계획을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미국과 호주 등 글로벌 광산업체들을 끌어안으며 성장을 거듭해 온 리오틴토가 최근의 역경에도 불구하고 내년 이후 공격적인 M&A 전략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리오틴토는 올해보다 28억달러 많은 114억달러를 M&A비용으로 잠정 책정했다. 리오틴토가 M&A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달러화 약세로 글로벌 자금이 상품시장으로 몰린 덕분에 기업 인수를 넉넉한 종자돈을 확보해 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이 리오틴토 M&A 사업의 든든한 자금원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리오틴토의 M&A 행보는 연말 들어 빨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오틴토는 최근 캐나다 아이반호 광업에 총 43억달러를 투자하는 대가로 몽골 오유 톨고이 광산운영권을 받기로 했고, 아프리카 광산 개발에 전념하는 호주 광산업체 리버스데일에도 35억달러에 인수를 제안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리버스데일이 인도 타타스틸과 합작해 모잠비크 벵가 탄광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리오틴토가 인도 광산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리버스데일에 접근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소형 인수 통해 투자광물 다양화 추진=단 리오틴토는 대형업체와의 M&A가 반독점법에 가로막힌 전력을 의식해 앞으로는 중간 또는 소규모 기업과의 M&A에 주력할 방침이다. 독과점을 우려하며 리오틴토 움직임을 주시하는 각국 규제당국이 언제든 반독점법 규제 잣대를 들이밀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리오틴토는 경쟁사인 BHP빌리턴과 함께 작년 6월부터 서호주 필바라 일대의 철광석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1,165억달러 규모의 합작사 설립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철광석 수요가 높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EU 당국이 두 업체의 독과점 체제 구축을 우려해 지난 10월 이들의 합작사 설립을 가로막았다. 2009년 기준으로 BHP빌리턴과 리오틴토의 세계 철광석 공급 비중은 각각 22.96%와 14.6%를 차지하며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철광석 시장을 독식하기 위한 대형 M&A에서 한 발 물러선 대신 리오틴토는 투자 광물을 다양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구리와 알루미늄 등 '전략 광물'에 투자를 늘린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오유 톨고이 광산 인수에 나선 것은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또 2040년 이후 본격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금과 다이아몬드, 티타늄에 대해서도 경쟁사보다 먼저 관련 광산업체들과 협상에 나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리오틴토는 밝혔다. ◇인프라 구축 통해 광산 '실효 지배'= 이와 함께 리오틴토는 채굴 광물을 신속히 항구로 운반하기 위한 인프라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인프라가 광산의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프라가 부실하면 수송비용이 늘어나 광산업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리오틴토는 BHP빌리턴과 합작해 공동 개발하려 했던 서호주 필바라 광산에서 인프라 건설을 주도하며 경쟁사인 BHP를 서서히 밀어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여름부터 인프라 건설에 공을 들인 덕에 필바라 광산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시드니 모닝헤럴드는 "합작사 설립 무산 이후 외관상으로는 두 업체가 서호주 정부에 3억 5,000만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하며 똑같이 개발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리오틴토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필바라 광산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는 철광석 운반에 가장 필요한 철도 부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리오틴토는 내년 상반기까지 60억달러를 투자, 필바라 광산과 항구를 신속하게 연결해 주는 철로를 깔아 철도 생산지수(2005년 기준=100)를 올해 118에서 125까지 높이기로 했다. 부두와 야적장 항구 기반시설도 확충한다. 샘 왈시 철광석담당 CEO는 "필바라 광산 인프라 시설 확충에 당분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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