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녹색IT사업, 선진국 따라잡을 날 멀지않아"

구자균 LS산전 대표이사 "정부서 지능형 전력망 적극 지원 약속"<br>스마트그리드 등 전력관리장치 1단계 개발 완료<br>2011년 예정 시범사업 내년에 앞당겨 추진할것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녹색IT관련 사업이 정부지원에 힘입어 선진국 시장과 대등하게 어깨를 겨룰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지난 15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LS타워 17층 집무실. 구자균(사진) LS산전 대표이사는 바로 전날 오후 중동 출장을 마치고 귀국해 여독이 풀리지 않은 듯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바로 이날 오후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녹색IT사업 관련 현장 점검차 LS산전을 방문해 1시간여에 걸쳐 소비자전력관리장치 개발 현장을 둘러본 직후 구 대표이사와 가진 인터뷰 자리다. 이날 시연회에서 구 대표는 이 장관으로부터 LS산전의 녹색IT관련 핵심 기술인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와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솔루션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 받았다. 구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시장에 비해 우리나라의 녹색IT전력 사업은 본격적인 시장진출까지 약 2년간의 격차가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면 2011년부터 예정된 시범사업을 당장 내년부터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S산전은 정부의 전력IT 과제사업자로 선정돼 지난 2005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스마트 그리드와 AMI솔루션 등 소비자전력관리장치 1단계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다. 지금까지 투입된 연구ㆍ개발 비용만 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LS산전의 그린 에너지 사업 핵심 분야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IT기술을 접목해 전력공급처인 한전과 수요자가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량에 대한 정보를 교환해 수요자가 전력량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이다. AMI는 스마트 그리드 운용에 필수적인 스마트 미터 기반의 핵심 인프라 시스템으로 LS산전이 최근 국내 80가구에 해당 시스템을 접목해 두 달간 실증작업을 거친 결과 약 13%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올렸다. 현재 미국 등은 AMI 전력망 시스템에 대한 시범사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도달해 본격적인 제품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AMI에 대한 시범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유럽에서도 8~11%에 달하는 에너지 절감효과가 검증된 바 있을 정도로 전세계 차세대 전력IT기술 각광 받고 있다. 구 대표는 "최근 AMI 실증은 모집단이 80가구 수준이고 검증기간도 두 달로 짧은 편"이라며 "이 장관이 AMI 실증을 위한 시범단지를 조성해 최소 1년간 시범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LS산전은 10여년 전부터 친환경 에너지 기술에 대한 대비에 나서 현재 15대 유망 그린에너지사업 중 전력IT 외에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초전도, 그린카 등 6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친환경에너지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구 대표는 "전력장비를 생산하는 업체의 특성상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자원과 환경에 대한 고민은 숙명과도 같다"며 "일찌감치 준비해오던 친환경 그린에너지 사업이 미국 오바마 정부와 우리 정부의 정책기조와 맞아 떨어지면서 해당 기술의 선도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세대 기술에 대한 꾸준한 준비와 노력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LS산전은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국내 경기 불황을 뚫고 전년 대비 10% 가량 성장한 1조4,1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948억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구 대표는 실물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떨어지자 비상경영전략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평소 낙관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올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경제지표들은 부정적인 게 사실"이라며 "연초 신년사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 보다는 전사적인 품질 및 경영 혁신운동을 통해 어려움에 대비하자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올해 경영 모토를 '견인불발(堅忍不拔)'으로 잡았다. 그는 "소처럼 묵묵하게 고통을 참고 견뎌내면서 미래를 대비한다면 경기가 회복되는 시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쉽게 낙담하지 않고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는 긍정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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