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PTV 연내 법제화 사실상 물건너 갔다

방송-통신계 이견 조율못하고 국회 방송통신특위 활동 중단<br>업계 "정치권이 경제 발목잡아"… 통신업체 "일단 계획대로 진행"


인터넷TV(IPTV) 법제화가 올해도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시정연설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설립과 IPTV 도입 법안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까지 했지만 국회는 방송계와 통신계의 입장사이에서 이견 조율을 하지 못한 채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다.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지난 15일 개회 10여분 만에 산회했다. 더욱이 특위는 향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어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이고, 12월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회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관련 최종 법안을 마련해 정기국회에 상정하기에는 시간이 없는 상태다. 올해 정기국회는 대선으로 인해 11월 23일 조기 종료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상태여서 특위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내년에도 이들 법안의 국회 통과가 낙관할 수 없다는 것. 올 연말까지로 정해져 있는 특위 활동기간을 연장하려면 특위연장 동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하는 데 동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를 여는 것 자체도 어렵다는 것이 국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획기적인 돌파구가 없는 한 방통 융합은 새 대통령과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더욱 문제는 차기 정권에서도 방통융합 법제화를 보장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방통 융합 법안은 통신계와 방송계의 대립이 매우 심한 분야로 새 정권에서 방송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방통융합은 어쨌든 이번 참여정부에서 하기로 했던 것이었고 야당인 한나라당에서도 큰 반대가 없었기 때문에 올해가 관련 법안을 통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새 정부가 들어서 정부 조직개편을 추진하면서 이들 법안을 묶어서 처리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새 대통령과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바탕이 돼야만 가능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IPTV관련 기술 개발은 한국이 빨랐지만 법제화 미비로 실시간 방송 등을 못해 서비스는 후진국으로 전락했다”면서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은 셈”이라고 정치권을 비난했다. 한편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 통신업체들은 방통융합 법제화 일정과 무관하게 IPTV 등 관련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중 초고속인터넷업체인 LG파워콤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LG데이콤이 새롭게 IPTV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데이콤은 안양사옥에 방송센터를 구축하고 VOD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구축과 셋톱박스 개발도 거의 끝낸 상태. LG데이콤은 IPTV서비스에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을 묶은 결합상품을 내세워 선발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과 KT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하나로텔레콤도 지난 16일 SK에너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를 시작했고 오는 11월께는 링네트와 손잡고 화상회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표류해온 IPTV 법제화를 바라보며 더 이상 관련 서비스를 늦추는 우를 범할 수는 없다”며 “업체들이 현행 법ㆍ제도가 허용하는 범위에서라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극 개발해 제공하는 등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