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이 내년에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측한 기관까지 나오고 있다.
UBS증권은 내년에 한국 경제성장률이 -3%로 1998년(-6.9%)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21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UBS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1%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1일 2.9%에서 1.1%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3주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가 조정한 것.
지난 19일 스탠다드차터드(SC)은행은 내년 한국 경제가 1.4%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C는 미국 등 세계 경제 동반 침체가 직접적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점을 들어 한국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고 보았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3%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19일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1ㆍ4분기 0.9%, 2ㆍ4분기 1.7%로 상반기에 극심한 침체를 겪은 뒤 3ㆍ4분기 2.3%, '4ㆍ4분기 3.9%로 하반기에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마저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졌다"고 인정하는 상황이고 보면, 이 같은 예측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정용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시 "내년 하반기 빠른 회복을 가정했지만 이는 금융권 및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강도 높게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 예측으로 이것이 실패하면 회복은 더딜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내년 성장률이 정부 전망치보다 크게 낮은 3.3%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의 전망은 정부 전망치(4% 내외)는 물론 삼성경제연구소(3.6%), LG경제연구원(3.6%), 한국경제연구원(3.8%) 등
민간연구소보다 낮은 것이다.
이와 관련, 현정택 KDI 원장은 "지금은 성장률 전망 자체보다 우리나라 경제 시스템이 유동성 경색, 중소 건설사 위기 등 각종 리스크를 딛고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세계 경기의 하강 강도만 놓고 보면 1, 2차 오일 쇼크 당시와 다름 없으며 어쩌면 더 안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UBS가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수정 작업을 하는 각 기관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을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