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금융권, 차이나머니 유치전 '후끈'

베어스턴스, 중신銀과 CB투자 협정 이어<br>사모펀드 3곳은 SSF와 자본 유치 협상<br>中 '위안화 세계화'정책과 맞물려 가속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신용 경색의 여파로 미국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가운데 미국 금융기관들이 풍부한 차이나머니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금융권의 이런 움직임은 1980년대 부실에 허덕이던 미국 금융기관이 일본 엔화자금을 적극 유치하던 것과 비슷하며, 최근 위안화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중국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가속화되는 추세다. 30일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대형 사모펀드 세곳이 중국 최대연기금인 사회보장기금(SSF)의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사회보장기금의 자본유치에 나선 사모펀드는 칼라일과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으로 알려졌다. SSF는 세 업체 가운데 한 곳의 지분 9.9%를 취득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데 현재 협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인 칼라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 해외 투자가 허용된 SSF의 자산 규모는 지난 6월말 현재 615억달러로, 중국 연기금 가운데 최대 규모다. 미국 사모펀드 업계는 최근 아시아 시장 위축에 따른 자구책으로 중국 자본의 유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아시아사모펀드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아시아 사모펀드시장의 규모는 지난해보다 20% 감소했다. SSF와 적극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칼라일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부터 이미 투자를 유치했으며 최근 아시아나 유럽계 투자자에 대해 추가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었다. SSF의 류창린 투자국장은 "SSF의 투자전략은 바뀔 것이며 해외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재 BNP파리바의 아이작 멍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은행 등 외국 금융기관에 투자하는 것은 분명 세심한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며 "중국은 1980년대 일본의 경우보다 외국 투자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경영난에 봉착한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도 중국 중신은행으로부터 10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 상호투자 협정을 맺었다. 중국정부는 최근 미국 사모펀드에의 투자에 부정적 입장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중국 국부펀드 외환투자공사(CIC)의 블랙스톤 투자가 현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판명되면서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들어 외국 금융기관 투자를 강조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해외 지분투자를 통해 선진 금융기법을 배우면서 동시에 넘쳐 나는 유동성을 유통시켜 고수익을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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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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