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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다음달 10일 이후 본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후보 측이 30일 단일화를 공식 제안하자 안 후보 측은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는 안 후보의 발언을 소개하며 단일화를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이 "늦어도 다음주 단일화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채근하자 안 후보는 "대선 공약 발표가 다음달 10일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며 맞서 협상 시작 시기와 방식을 둘러싼 양측 간 '치킨게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이제 단일화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며 "안 후보 측에 단일화 논의 시기를 공식 질문한다"고 밝혔다. 우 단장은 "늦어도 다음주부터는 구체적 협상이 진행돼야 후보등록(11월25∼26일) 전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공보단장이 물꼬를 트자 문 후보도 직접 나서 "이제 좀 터놓고 얘기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며 "단일화 논의만큼은 개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문 후보 측의 공식 질의에 "안 후보가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다음달 10일까지 정책을 내놓기로 해 그 약속에 먼저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단일화 논의 자체를 회피하던 안 후보 측의 기존 태도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으로 다음달 10일 대선 공약 발표 이후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후보 측도 "안 후보가 단일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안 후보가 "단일화 방식이 아니라 가치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게 먼저"라고 말한 점도 단일화에 고무적이다. 단일화 협상이 정치공학적 지분 나누기가 아니라 정치쇄신과 정책연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양측은 이에 따라 다음달 초까지 정치쇄신을 위한 토론과 접점 찾기에 주력하며 정책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문 후보 측은 가능한 빨리 앉자는 입장인 반면 안 후보 측은 최대한 늦추려는 모습을 보여 단일화를 향한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는 '이제 시작'이라는 평이다.
문 후보는 이날 "안 후보와 1대1 TV토론도 얼마든지 할 용의가 있다"며 "(단일화가) 큰 시각에서 보면 이합집산 등 정당정치의 일천한 모습"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많은 분이 원하는 방향으로 우리나라가 갈 수 있도록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며 "공약 발표 목표는 11월10일인데 시간이 더 필요한 경우도 있다"며 신중히 대응했다.
정치권은 일반적으로 단일화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면 단일화 방식을 놓고 문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비해 막판까지 가면 안 후보가 우위에 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지만 향후 지지율 향방에 따라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