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산업은행의 투자은행(IB) 업무 이체로 글로벌 IB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는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산은의 신용도 등을 충분히 활용, 글로벌 IB로 진화할 수 있는 기틀을 닦게 됐다는 판단이다.
6일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은 “선진 글로벌 IB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대형 IB 출현이 시급한 상황에서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의 연계는 국내 금융시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산업은행과의 연계작업을 서둘러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IB의 면모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대우증권은 산은의 IB 노하우와 국제적 네트워크를 넘겨받아 국내 금융투자 회사의 모델을 세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산은은 파생상품거래(2005년 기준), 인수합병(M&A) 자문(2006년 기준) 등의 주요 국내 IB 분야에서 1위를 점유하는 등 외국 투자은행과도 일부 경쟁 가능한 구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는 산은의 상업적 IB 부문과 대우증권이 하나가 될 경우 현 대우증권 영업이익의 80.6%를 점유하는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 기여도가 53.3%로 대폭 줄어들고 9.1%에 불과한 IB 분야는 39.9%까지 신장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브로커리지ㆍIB 분야 이익 기여도(2005년 기준)가 각각 7.6%, 54%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IB의 모델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되는 셈이다.
IB업무의 이관 작업이 시작됨에 따라 양사 공동 신상품 개발, 산은 상업IB 분야의 인원 이동, 대우증권의 산은자산운용 흡수 합병 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 사장도 지난달 개최된 취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자산관리 분야 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 200명 수준인 전문 인력을 3년 내에 6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모기업인 산은의 자본력과 신용도는 글로벌 IB로 거듭나기 위해 꼭 필요한 전제 조건이었다”며 “이번 역할분담 결정으로 토종 IB모델이 국내에 조기 정착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