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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사는 대통령이 공식적인 임기 시작을 알리며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첫 메시지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발표한 취임사에는 '국민' '행복' '경제' '문화' '희망'이라는 다섯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해 향후 5년간 국정운영 방향을 미리 엿볼 수 있었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국민'=박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틀어 '국민'이라는 단어를 57번이나 반복하며 국정운영의 중심이 국민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한강의 기적'을 통해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루고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바탕에도 국민들의 헌신이 있었으며 앞으로 이룰 '제2의 한강의 기적'도 국민들이 함께 과실을 향유해야 한다는 철학을 표현한 것이다.
특히 그는 "나라의 국정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믿고 신뢰하면서 동반자의 길을 걸어가야만 한다"는 국가관도 드러냈다.
◇경제는 행복으로 이어져야=역대 대통령들이 그랬던 것처럼 박 대통령 역시 경제부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취임사 초반부터 이를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경제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구호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성장을 바탕으로 '국민행복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변화된 방향성을 제시했다. 취임사에서 '경제'가 언급된 횟수(19회)보다 '행복(20회)'이 많았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 복지ㆍ교육ㆍ안보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국가가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국민의 삶이 불안하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노후가 불안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될 때 국민행복시대는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 국민행복으로 가는 열쇠=싸이ㆍJYJ 등 한류스타의 공연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취임식 행사에서 보여지듯 문화는 박근혜 정부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는 취임사에서 경제와 같은 횟수인 19번이나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문화를 바탕에 둔 콘텐츠산업을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핵심 산업으로 꼽았으며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라며 "새 정부에서는 우리 정신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 곳곳에 문화의 가치가 스며들게 해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희망의 새 시대' 열어야=박 대통령의 취임사의 제목은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다. 머리말과 맺음말에도 '희망의 새 시대'라는 말이 어김없이 있었다. '희망'은 총 9번 등장해 구체적인 국정목표를 나타내는 단어들보다는 등장 빈도가 낮았지만 취임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경제부흥ㆍ문화융성 등 추진과제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이상적인 목표가 '희망이 있는 나라'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