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삶 그리고] 김영달 아이디스 사장

"처음부터 해외시장 공략 DVR 글로벌 빅3 진입"<br>보안분야 후발주자지만 신기술에 자신감<br>9·11후 美 시장 등 석권…해외매출이 90%



“1등 기술로 2등 시장에 뛰어들어 세계 1등 기업이 됐습니다"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전문기업인 아이디스의 김영달(38) 사장의 사업 인생을 규정하는 3가지 핵심 키워드는 ‘1등기술’, ‘틈새시장’, 그리고 ‘세계 1위기업’이다. 김 사장의 비즈니스 입문 과정을 보면 다른 창업자와 결정적인 차이점이 눈에 뛴다. 대부분의 창업자가 일단 사업 아이템부터 정하고 시장 조사 후 창업하는 데 비해 김 사장은 창업을 먼저 결정하고 사업자 등록까지 거의 1년에 결쳐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응용분야가 다양한 전산분야 인공지능과 관련한 기술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자금ㆍ사업경력ㆍ매니지먼트 노하우 등이 부족한 형편에서 무엇보다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아이템 찾기가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수개월의 고민 끝에 결국 보안(Security)분야에서 승부를 보기로 결정하고, 지난 97년 9월 아이디스를 세웠다. 보안장비가 아날로그 방식인 VCR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서서히 전환하던 때였다. 김 사장은 “인터넷이나 게임처럼 없던 시장을 새로 창출해야 하는 사업은 전체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갈 지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며 “보안의 경우는 후발 주자였지만 신기술로 시장을 재편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위험 고수익 시장보다는 이미 안정적으로 형성된 시장에서 최고 기업이 되겠다는 전략이 서자, 시야는 자연스레 시장이 좁은 국내보다 해외로 향했다. 이는 현재 아이디스의 해외 매출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창업한 지 8년 만에 영국의 DM, 미국의 칼라텔 등과 함께 세계 3대 DVR메이커로 꼽히는 원천이 됐다. 특히 PC를 기반으로 한 DVR부터 임베디드(복합기능탑재) DVR 및 솔루션 패키지 DVR 등을 남들보다 빨리 개발하며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도 창업 당시부터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삼았던 덕이다. 아이디스가 세계 시장의 벽을 넘어 이름을 드높이는 분기점은 바로 지난 2000년에 열린 시드니올림픽. 아이디스의 DVR이 디지털 첨단 보안 장치 가운데 최우수 제품으로 선정되면서 호주 전역에 깔리게 된 것. 이후 9ㆍ11테러 등으로 보안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등에 업고 미주 시장과 유럽시장까지 석권하면서 2001년 161억원이었던 매출이 ▦2002년 403억원 ▦2004년 514억원 ▦2005년 69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사실 교수나 연구원이 천직인 줄 알았던 김 사장의 사업 입문은 지난 98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 시절 10개월 가량 미국의 한 벤처 회사에서 일하게 된 경험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휴렛팩커드를 비롯해 실리콘 밸리에 운집한 벤처들의 산업적 역량을 보고 놀란 그는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창업 초기인 99년 만하더라도 벤처 거품이 한창일 때라 주위에서 '전도 유망한 청년이 왜 하필 보안이냐'며 쉬운 길로 가라는 유혹이 많았다고. 김 사장은 "사업 이후 한번도 적자를 본 적도 없고, 은행 차입도 없을 만큼 건실하게 회사를 키웠으니 내 선택이 옳았다고 본다"며 환하게 웃었다. "올 솔루션 패키지 개발로 신규시장 선점"
올해 목표는 DVR에 각각의 어플리케이션 솔루션을 접목해 후발주자들의 진입장벽을 만들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DVR과 연동해 금융권의 통합 솔루션을 구축하거나 소방관제의 원격 시스템 솔루션을 구축하거나 하는 따위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현재 10%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시장의 매출 비중을 올해는 15%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영달 사장은 “홈네트워크 시장 등 신규 시장에서 솔루션 패키지 제품 개발로 시장을 선점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스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0%가량 성장한 850억원, 영업이익률은 23%정도를 잡고 있다. 설립한 지 딱 10년째가 되는 내년에는 매출 1,000억원 돌파와 함께 세계 3대 메이저 DVR업체 가운데 명실공히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원화절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고정거래선과의 제품가격 조정과 환 헷지를 통해 환율변동 리스크를 최소화, 이익에 큰 영향은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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