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호 한국금융투자협회 초대 회장은 22일 “금융위기 및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국내 자본시장을 선진화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투자자와 회원사로부터 신뢰 받는 자율규제체제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 한 해 국내 자본시장을 평가하면.
▦한마디로 풍전등화였다. 시장이 외국인들에 의해 좌우되면서 크게 흔들렸고 회원사들도 유례없는 과당경쟁을 했다. 다만 1997년의 외환위기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자본시장이 건전하게 움직였고 부채(레버리지) 문제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갑자기 빠져나가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우리 자본시장이 안정되면서 외국자본 문제의 해결도 앞두고 있다. 과거 IMF 위기 이후에는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받아들여 비중이 한때 44%까지 올라갔다. 앞으로는 외국인의 ‘질’을 살펴 장기투자를 하는 쪽만 환영해야 한다.
-자율규제가 금투협의 주요 기능으로 됐는데.
▦거시 건전성이나 리스크 관리 등 매크로 한 공적규제는 정부가 담당하고 시장친화적인 영업행위 등 마이크로 부문은 업계의 자율규제로 보완해야 한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자율규제 시스템이 약하다.
-국내 자본시장이 보다 주력해야 하는 분야는.
▦기업금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제까지는 가계금융이나 소비금융에 치중했는데 이제는 금융업자들도 재투자에 필요한 자본을 공급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국내가 좁으면 동남아시아로의 진출도 추진해야 한다.
-투자자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투자자 교육은 금융문맹을 없애고 미래의 고객을 키우는 작업이다. 통합협회의 출범과 함께 증권연수원은 ‘금융투자교육원’으로 확대 개편할 생각이다.
-앞으로 구조조정 계획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일시적 목적을 위해 조직을 만들거나 없애지는 않겠다. 증협은 통합을 앞두고 지난 2년 동안 신입사원을 뽑지 않았다. 다른 협회도 원칙을 갖고 조직을 운영해왔는데 살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