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업종의 올해 설비투자가 5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17일 산업자원부가 주요 업종별 매출액 상위 2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72개 기업이 이같이 답했다. 업종별로는 현대ㆍ기아차, GM대우,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완성차 메이커 5사가 모두 참여한 자동차 부문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49.6%나 급증한 5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었다. LG화학, 한화, 금호, SK(화학 부문), 호남석화, 대한유화, 동양제철화학, 삼성토탈, 한국바스프 등 유화업계는 내수회복을 기대하며 1조9,000억원(+53.1%)의 설비투자를 계획 중이며 SK, GS, S-Oil,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도 고도화시설 확충 등에 23.4% 증가한 1조7,0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회복 조짐은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삼성테스코 등 유통업계 빅4의 투자심리도 부추겨 이들 업체는 할인점 추가 출점 등에 전년보다 30.9% 증가한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주요 업종 중 설비투자 금액이 가장 많은 산업은 디스플레이로 삼성전자, LG전자, LG필립스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4개사가 9조1,0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도 전력산업(8조9,000억원)에 이어 8조2,000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다만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한 차례 진행돼 증가율은 각각 -0.1%, -2.9%를 기록했다. 반면 제지(1,108억원, -43.2%), 섬유(2,486억원, -24.4%), 가전(2,639억원, -14.6%), 비철금속(2,042억원, -8.6%) 등의 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규모별 설비투자는 삼성전자(디스플레이ㆍ반도체 각각), 한전, LG필립스LCD, 포스코 등 상위 5대 기업의 투자가 25조2,5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50.4%)을 넘었다. 범위를 상위 30대 기업으로 넓히면 전체 투자의 86.4%인 43조3,000억원에 달해 대기업이 설비투자를 주도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조환익 산자부 제1차관은 “내수회복 조짐이 대기업의 투자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데 비해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편”이라며 “대ㆍ중소 상생협력을 확대해 중소업체의 투자심리도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