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카타르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나스닥과 런던증권거래소(LSE) 등 선진국 증시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은 오일 머니의 세계 자본 시장 장악을 우려하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두바이 증권거래소의 지주회사인 국영 뵈르제 두바이가 20일 나스닥증권거래소 지분 19.9%를 주당 41.04달러에 인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뵈르제 두바이는 또 나스닥이 보유한 런던증권거래소 지분 28%도 주당 14.14파운드에 매입키로 했다. 나스닥은 그 대가로 뵈르제 두바이가 보유한 OMX그룹의 지분을 넘겨받는다. OMX는 헬싱키와 코펜하겐을 포함해 스칸디나비아와 발트해역 증시들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뵈르제 두바이를 소유하고 있는 두바이정부는 나스닥의 1대 주주로 등극했다. 두바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카타르투자청도 이날 런던증권거래소 지분 20%를 인수하며 맞불을 놓았다. 결과적으로 런던증권거래소의 지분 절반(48%)이 UAE와 카타르, 이들 2개 중동 국가로 넘어가게 됐다. 한편 미국은 벌써부터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될 소지가 있는지 검토하겠다며 견제의 고삐를 당겼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번 계약이 국가 안보에 미칠 위험성에 대해 면밀하게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의원도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증권거래소의 지분을 외국 정부에게 이처럼 많이 넘기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미국 대통령과 의회가 한 목소리로 나스닥증권거래소 지분의 두바이측으로의 매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나타낸 것이다. 이와 관련, 나스닥증권거래소의 로버트 그리펠드 CEO는 "뵈르제 두바이의 나스닥에 대한 의결권은 5% 이내로 엄격하게 제한됐다"며 정부측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 유가에 힘입어 중동 산유국들이 주요 투자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