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실험작가의 산실' 21년 발자취 한눈에…

‘21&그들의 시간’展, 김태호ㆍ문봉선ㆍ정현ㆍ오원배…

조각가 정현의 작업 근간을 이루는 침목, 철근 등의 재료들과 함께 철수세미 조각, 인체 조각등초기작업과 대표작이 함께 전시중이다.

맨드라미를 소재로 일관된 작업을 펼쳐온 김지원의 맨드라미 오브제와 구작, 신작들.

고명근의 '사진조각'은 나무기둥에 사진이미지를 입히는 초기작(왼쪽)에서 투명필름으로 입체를 만드는 최근작으로 변화했다.

실험성 강한 작가들의 전위적인 작품을 수용하려는 미술관이 많지 않던 시절 금호미술관(관장 박강자)은 넉넉하게 그들을 끌어안았고 21년을 함께 성장했다. ‘쉽게’ 사랑받을 수 있는 운치있는 그림이나 단정한 조각보다는 동시대 예술에 힘을 실어주면서 금호미술관은 고유의 성격을 구축했다. 이같은 발자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개관 21주년 기념전 ‘21&그들의 시간(21&Their Times)’이 다음달 6일까지 금호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지금은 어엿한 40~50대 중진작가로 성장한 21명이 참여해 초기작업부터 구작, 근작까지 변천사를 보여준다. 조각가 정현은 그의 작업 근간을 이루는 재료들을 전시장에 펼쳐놓았다. 오랜 세월과 풍상을 견뎌온 철도용 침목, 막돌, 아스팔트 콘크리트 등 익숙한 재료를 기반으로 작가는 금욕주의적 작품을 만들어낸다. 버려질 철수세미를 힘차게 솟은 침엽수처럼 재구성한 대표작을 비롯해 인체조각, 드로잉도 선보였다. 소외된 현대인의 실존과 자아를 탐구하는 오원배는 드로잉과 페인팅을 나란히 전시했고 유근택은 지인들의 초상을 담은 목판화와 자신의 초상화를 함께 내놓았다. ‘사진 조각’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고명근은 나무 위에 사진 이미지를 덧댄 90년대 초기작과 투명필름에 인화한 사진으로 입체작품을 만든 최근작을 선보여 시간과 기술의 변천사를 대변한다. ‘맨드라미 화가’ 김지원에게 작업의 모티브가 된 맨드라미 오브제부터 드로잉, 대형 회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설원기ㆍ김선두 등의 다양한 작품들은 변신을 모색한 작가의 고민을 반영하지만 ‘검은 풍경’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주명덕이나 흑백 사진만을 고수해 온 민병헌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고집이 작품에 서려있다. 참여작가가 많은 대신 장르와 작품 성격을 고려해 적절히 배치한 덕분에 전시 관람이 지루하지 않다. (02)720-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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