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신인 음악인 발굴하자

음악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음악 없는 결혼식장, 음악이 빠진 영화, 음악 없는 라디오, 음악 없는 여행…. 상상만 해도 메마르고 삭막한 느낌에 소름이 돋지 않는가. 음악은 그만큼 우리의 삶과 밀착돼 있다. 이는 곧 어마어마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우리의 음악은 강점을 갖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우리 대중음악이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보아ㆍ세븐ㆍ비 등이 이미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고 이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비는 최근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음악시장을 꼼꼼하게 뜯어보면 미래를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외화내빈을 초래할 수 있는 위기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2000년대 초 초고속인터넷 보급과 불법 음악파일 공유로 급격하게 위축된 기존 음반시장이 아직 예전 수준으로 회생하지 못하고 있고,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되는 디지털 음악시장도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그러다 보니 ‘투자→신인발굴→스타탄생→수익’으로 이어져야 할 음악산업의 선순환 구조가 위협받고 있다. 어려운 처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음악기업들은 위험이 따르는 신인 발굴에 투자하기보다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검증된 스타에 더 집중한다. 이 같은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지만 길게 봤을 때 음악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신인이 없는 음악시장은 물이 흐르지 않는 웅덩이와 같다. 물이 흐르는 연못은 아무리 작아도 넉넉한 생태계를 이루지만 물이 고인 웅덩이는 아무리 크더라도 결국 썩고야 만다. 지금까지 한국 음악산업은 제법 건강한 연못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새로운 물, 즉 신인 음악인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지 못한다면 이내 웅덩이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런 음악시장의 위기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이달의 우수 신인음반상’을 제정했다. 제1회 수상자로는 신국악단인 ‘소리아(Sorea)’가 선정됐다. 소리아는 1차 전문가 심사와 함께 한달간에 걸친 2차 네티즌 투표를 최종 통과했다. 신인 발굴에는 전문가뿐 아니라 소비자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우리 음악의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다. 한국 음악이 웅덩이가 아니라 건강한 연못이 될 수 있도록 신인 음악인 발굴에 관심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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