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일랜드 구제금융은 단기 미봉책"… 회의론 확산

시장은 다음 희생양 포르투갈 주목


아일랜드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로 결정했지만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아일랜드 정부의 구제금융 공식 발표 다음 날인 22일(현지시간) 아일랜드 5년물 국채 CDS프리미엄은 오히려 상승 반전, 전일대비 20bp 오른 527.36을 기록했고 그리스와 스페인의 CDS프리미엄도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포르투갈의 CDS프리미엄은 반년 만에 일일 최대 상승 폭인 40bp 급등하며 457.55를 기록, 투자자들이 이미 아일랜드 다음 타자로 포르투갈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지도자들이 “아일랜드 문제가 일단락됨에 따라 유로존의 위기 전염 가능성도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지만 시장 투자자들이 아일랜드에 대한 긴급 수혈을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단기 미봉책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즈(NYT)는 “구제금융은 그저 상황만 지연시킬 뿐”이라며 “취약한 유럽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차라리 채권자들에게 디폴트 선언을 하는 게 더 낫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포르투갈의 공공 부채는 GDP(국내총생산)의 86%, 민간부채는 239%에 달한다. 게다가 경상수지 적자가 만연화돼 올해 GDP의 10.3%, 내년에는 8.8%를 기록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일랜드 구제 계획이 유럽 위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오히려 키우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높은 적자에 시달리는 남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 시기와 규모에 대한 구체적 분석까지 이미 시장에 등장했다. 로얄뱅크오브캐나다와 HSBC에 따르면 지원 시기는 2011년 1ㆍ4분기, 지원 규모는 515억유로에 달할 전망이다. 랄프 솔빈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포르투갈은 구조적으로 커다란 문제를 갖고 있다”며 “적자 감축 목표 달성도 어려운 상황 고 지적했다. 사실 시장은 ‘포르투갈 이후’ 시나리오까지 그리면서 유럽 재정위기의 급속한 전염을 우려하고 있다. 포르투갈 다음에는 이웃 국인 스페인, 이어 이탈리아와 프랑스, 종국적으로는 EU 존재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바클레이캐피탈의 안토니오 가르시아 파스칼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은 구제 금융을 받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다”며 “(EU와 IMF가) 지원 가능한 펀드 규모를 소진해야 할 정도로 크고, 그렇게 하더라도 이탈리아로 위기가 전염될 것”이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스페인의 GDP 규모는 포르투갈ㆍ아일랜드ㆍ그리스 GDP 총액 합산의 2배 규모다. HSBC에 따르면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3,500억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은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며 “단기 유동성 차원에서 접근할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장기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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