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지난 99년 7월 대우그룹 자구대책을 발표할 당시 전재산을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한 탓에 공식적으로는 국내에 재산이 없다.
당시 김 전 회장이 담보로 내놓은 재산은 교보생명ㆍ대우중공업ㆍ쌍용자동차ㆍ대우개발ㆍ대우증권 등 계열사 주식 5,142만주(당시 평가액 1조2,553억원)와 경남 거제도 임야 12만9,000평(452억원)이었다. 서울 방배동 자택만 유일한 재산이었다. 그나마 남아 있던 방배동 자택도 2002년 4월 서울지법 경매에서 48억1,000만원에 낙찰됐고 숨진 큰 아들이 묻힌 안산농장도 경매에 넘어갔으며 부인 정희자씨 소유의 서울힐튼호텔도 오래전에 처분됐다.
예금보험공사는 2001년 11월 김 전 회장이 1,400억원대 재산을 은닉했다며 아내 정씨와 두 아들 명의로 된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 지분 81.4%(추정시가 172억원)와 두 아들 명의의 서울 방배동 토지(시가 30억원), 딸 명의의 이수화학 주식 22만5,000주(당시 시가 22억원) 등을 공개했다.
하지만 아도니스 골프장과 방배동 토지, 이수화학 주식 등은 김 전 회장이 명의만 가족 앞으로 해둔 재산이 아니라 적법하게 증여한 것으로 법원에서 결론났고 다른 의혹재산에 대해서도 대리인이 예보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은닉재산으로 명백하게 법적 결론이 난 재산은 없는 셈이다.
그러나 ‘김우중 비자금’에 대한 세간의 의혹은 꼬리를 물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한 TV방송이 김 전 회장 일가가 국내에 1,000억원대 재산을 보유하고 있고 정희자씨가 운영하는 필코리아(옛 대우개발)도 케이맨 제도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인 퍼시픽인터내셔널의 지분을 90% 이상 확보했다며 자금원이 김 전 회장 쪽인 것으로 의심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영국의 대우그룹 비밀금융조직인 BFC를 통해 관리한 자금 200억달러(당시 환율로 25조원) 중 해외 금융기관에 반드시 갚아야 할 차입금 157억달러와 해외사업 투자에 들인 30억달러를 제외한 13억달러(당시 환율 1조5,000억원)가 비자금으로 형성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