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는데 반해 `배낭여행' 인기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배낭여행 전문업체인 내일여행사(대표 이진석)의 경우6∼8월중 출발하는 해외 배낭여행 상품 예약이 작년 동기보다 30% 정도 늘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조기 예약에 할인가가 적용되기 때문인지 예약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아 어리둥절할 정도"라면서 "대부분 대학생들로 200만원 내지 300만원대의 유럽행 장기 배낭여행 상품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낭여행 전문업체인 블루여행사(대표 이철우)도 예상밖의 `선전'에 안도하고 있다. 불황과 함께 유로화 강세까지 겹쳐 상품 가격이 10% 가량 높아졌는데도 예약건수가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나쁜 경기와 가격 인상을 생각하면 작년 수준도 상당히 선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물론 여행시장도 불황을 완전히 비켜갈 수는 없다. 6월 중 출발하는 일반 패키지 해외여행 상품의 경우 예약이 예년보다 상당히 저조하다.
배낭여행이 불황을 타지 않는 이유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거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해외 배낭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부모들도 자식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