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서로 주문을 거스르다 제3보(47~70) 결국 47로 굴복하고 말았다. 사석작전을 펼치려 했던 송태곤은 박병규의 되치기 사석작전에 보기 좋게 걸려든 것이다. 흑51로 하나 더 보강하지 않을 수 없는데 백52가 또다시 천근의 무게로 압박해 온다. 흑53으로 다시 한번 굴복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여기서 54로 밀어간 수도 대세점. 백의 착점들은 모두가 즐겁고 흑의 착점들은 모두 뼈저리다. 그렇다고 백이 대세를 휘어잡고 흑은 절망의 구렁텅이로 굴러떨어졌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선착의 효’가 희미해졌다는 정도. 원래가 그러하다. 서반의 실수는 바둑을 크게 그르치지는 않게 마련이다. 중반이 지나고 종반이 가까워질수록 실수의 파장은 결정적인 것이 되는 것이다. 흑55 역시 문제의 수였다. 이 수로는 57의 자리에 하나 보강하여 좌변 흑대마의 안위를 돌보는 것이 최선이었다. 백56이 강타. 고민 끝에 송태곤은 버리고 두는 길을 선택했다. 흑57은 참고도1의 백1 이하 5를 주문한 것. 대마를 버리되 나중에 A의 패맛을 노릴 작정이다. 백58은 참고도2의 백2로 두겠다는 새로운 주문. 이것이면 패의 뒷맛이 남지 않는다. 그것은 흑이 불만이므로 송태곤은 61을 희생타로 삼아 대마를 연결하고 보았는데….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3-08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