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절제의 미덕으로 미래 호·불황 대비하라"

[화제의 책] 호황의 경제학, 불황의 경제학/ 군터 뒤크 지음, 비즈니스 맵 펴냄<br>인간의 심리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br>"들소 개체수 유지했던 인디언의 사냥법에서 경제적 대안 찾아야"



인간은 호황과 불황국면에서 어떤 경제행위를 하는가. 도대체 인간심리는 경제에 어떻게 작용을 하는가. 현대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으로 사고한다는 기존 경제학의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손해를 볼 줄 알면서도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등장한 행동경제학은 심리학, 뇌연구, 사회학, 실험경제학을 접목해 기존 경제학이 간과했던 심리적 측면에 주목해서 비이성적인 측면이 있는 인간의 경제적 활동을 분석한다. '경제학은 상반되는 이론을 갖고 노벨상을 받는 유일한 학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경제의 복잡한 이면을 드러내는 것이다. 독일 빌레펠트대 수학과 교수를 지낸 군터 뒤크 IBM 기술이사가 지은 이 책은 인간의 심리를 통해 경기변동의 이면을 파헤친다. 눈앞에 드러난 각종 경제논리의 허점을 들춰내 경제와 인간심리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정리한다. 호황기와 불황기때 인간의 지각과 시각, 심리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호황일때 나타나는 과소비, 사회복지에 기생하는 사람들, 도덕적 해이를 주목하고 불황기 때 심리적 혹은 물질적 긴축의 부작용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설명한다. 호황기 인간은 관대하지만 '흥분'과 '경제적 조급증'에 휩싸인다. 불필요한 지출을 하며 각종 경영성과 프로그램들을 도입하고 경영진 급여와 인센티브를 인상하는 기업, 성과배분 기대에 젖는 종업원들. 자유주의와 복지이론이 득세하며, 성장지상주의가 이 시기 주도적인 가치관이다. 유권자들도 재정지출을 약속하는 후보자에게 표를 던진다. 그러나 사회전체적으로 진행되는 이런 근시안적인 행동은 결국 불황이라는 고통스런 결과를 만들어 낸다. 절제의 미덕이 없는 호황기의 말로다. 반면 불황은 우울하고, 스트레스다. 혼자 살아남기 위한 이기적이며 근시안적인 행동들이 나타난다. 기업은 긴축에 들어가 호황기 때 약속했던 복지와 배분정책을 거둬들이며, 종업원들의 고통분담을 요구한다. 인간적 가치 대신 효율성과 성과지상주의가 최고의 가치관으로 자리한다. 케인스식 국가주도 프로그램, 감량경영과 리엔지니어링, 신고전주의 경제이론이 인기를 끈다.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 공동체를 중심에 놓는 관점과 행동이 필요한 시기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각 경제주체들은 눈앞의 이익을 억제하지 못한채 고객과 종업원은 기업을,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사회전체적인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경제학은 균형과 중용이다. 눈앞의 경제상황이 영원할 것처럼 근시안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균형잡힌 태도로 미래의 호황과 불황을 미리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일례로 그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먹고사는 데 꼭 필요한 만큼의 들소만 사냥함으로써 들소의 개체 수가 적절히 유지되도록 균형을 유지했다고 강조한다. 호황과 불황의 심리상태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중용의 미덕을 갖는 것, 그것이 바로 현대를 살아내야 하는 인간의 경제적 대안이라고 역설한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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