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전력산업 구조조정 후퇴 안된다

노사정위원회가 한전의 배전분할에 반대하는 보고서를 내놓아 전력산업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발전부분처럼 배전사업을 분할하는 대신에 한전내 독립사업부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노사정위 공공부분 구조조정특별위원회 보고서의 골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공특위는 ‘배전분할에 의한 경쟁도입이 가격문제나 공급 안정성 등에 있어 기대 편익이 불확실할 뿐 아니라 예상위험이 상당하다’는 이유를 들어 배전분할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니까 배전분할에 따른 편익보다는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배전분할 계획은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한국노총의 제의로 이뤄진 이번 연구결과는 배전분할의 성과를 깊이 있게 검토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는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가 전력산업 구조조정이 5년째 추진되고 있는 현상황에서 과연 최선의 대안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많은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이번 보고서가 주장하는 대로 배전분할을 중단하게 되는 경우 전력산업 구조조정계획은 절름발이가 돼 전력산업 구조조정의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전력산업 구조조정 계획은 국내 전력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많은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이미 발전부문은 6개 발전회사로 분할돼 경쟁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아직 민영화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분할 당시 상당수 발전회사의 경우 당초 적자가 예상됐지만 이 같은 예상을 뒤집고 수천억원의 흑자를 기록함으로써 경쟁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발전부문 분할 당시에도 배전분할의 경우 예상되는 문제나 부작용이 우려됐지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발전부문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져 발전소 몇 개를 더 지은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쟁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배전부문까지 실질적인 경쟁이 도입될 경우 전력산업의 효율성이 배가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물론 사업부제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경쟁의 효과는 나타날 수 있겠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구조조정의 궁극적인 목표인 민영화는 불가능하게 된다. 이번 공동 연구단의 보고서 마련과정에서 일부 연구위원들이 보고서 입장에 끝가지 반대한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짐작된다. 전력산업 구조조정은 공기업 구조조정의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전력산업 구조조정 문제는 특정 연구결과나 보고서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보다는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최선의 대안을 강구하는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반쪽 구조조정으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