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 시장 출구전략 공포] 개미 대거 사들인 레버리지펀드 수익률 -22%까지 뚝

■ 비명 지르는 투자자<br>규모 커진 신용융자도 손실 급증


헬리콥터(벤 버냉키)가 남긴 먼지바람으로 국내 주식ㆍ펀드시장에서도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 급락과 '대학살(bloodbath)' 수준의 원자재값 폭락이 연출되며 관련 상품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어난 것이다. 돈다발을 뿌려대던 헬리콥터가 한순간에 재를 투하한 격이 됐다.


21일 한국거래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개인들은 연초 후 KODEX레버리지를 2조1,800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KODEX레버리지는 코스피200지수 일간 등락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다. 장이 상승하면 2배의 수익을 올리지만 장이 하락하면 2배만큼의 손실을 입는다. 상승을 노린 개미들이 몰려들었지만 성적표는 비참하다. 뱅가드 이슈를 비롯한 외국인 매도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뒤섞이며 올해 들어 -22.52%를 기록한 것.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일반 국내주식형 레버리지펀드에도 7,500억원이 몰렸지만 수익률은 최대 18%까지 빠지며 손실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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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을 꿈꾸며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도 울상이기는 마찬가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3조9,000억원 수준이던 신용융자잔액은 19일 기준 4조9,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중소형주 랠리 속에 코스닥 신용융자잔액(1조7,000억원→2조3,000억원)이 크게 늘어난데다 코스피 신용융자 역시 '저가 매수에 나서자'는 개미들이 몰리며 규모가 커졌다. 신용융자는 상승장에서 이익을 낼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증권사들의 반대매매 등으로 손실을 키울 수 있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도 굴욕을 맛보고 있다. 버냉키 쇼크로 전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8월 선물은 6.38% 빠진 온스당 1,285.9달러를 기록하며 2010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빠졌다. 은값도 8.32% 내려앉았다. 큰 폭의 하락을 두고 외국 애널리스트들은 '대학살'이라는 표현까지 썼을 정도다. 이 여파로 미국의 최대 금 ETF인 SPDR골드트러스트 ETF가 5.35% 추락한 데 이어 국내에 상장된 KODEX금선물(-3.05%), TIGER금은선물(-5.44%), KODEX은선물(-6.12%) 등도 하락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 대규모 매도에 시달리며 연일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연초 후 금펀드 수익률은 -20%대까지 고꾸라진 상태. 달러 강세 전망 속에 최근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이 연말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1,200달러까지 하향한 데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 UBS도 금값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당분간 금값의 의미 있는 반등은 요원한 상황이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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