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회대타협, 더 미룰순 없다] 페카 안틸라 핀란드 경제연구소장

"협동·약자에 대한 배려등 유치원에서부터 가르치죠"


“노르딕 국가들의 사회 대타협의 저변에는 교육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있는 동안 줄곧 협동과 정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몸에 익히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서도 비슷한 인식을 공유하고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페카 일라 안틸라(Pekka Yla-Anttilaㆍ사진) 핀란드경제연구소장은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사회보장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야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안틸라 소장은 “노르딕 국민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할 때쯤이면 충분한 사회적 품성을 쌓은 상태가 된다”며 “이것이 노사정 합의가 쉽게 이뤄지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는 오히려 사회적 자본이 너무 최적화돼 있어 혁신을 방해할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안틸라 소장은 “실업자는 무료로, 소득 있는 사람들도 싸게 유치원과 탁아소에 보내 자녀들을 3세 때부터 휴먼캐피털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핀란드 학교가 등수를 매기는 경쟁은 시키지 않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5세 대상 학력테스트에서 3년 연속 1등을 했을 정도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우수하다”고 자랑했다. 안틸라 소장은 “핀란드인의 특징은 정직과 조용함”이라며 “부모가 자녀에게 항상 정직해야 한다고 교육을 시킨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신뢰ㆍ준법과 같은 요소들도 중요하다”며 “투명한 사회 덕에 경제가 불투명해 생기는 비용이 적어 경제가 효율적으로 운영된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대타협이 핀란드 경제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왔느냐”는 질문에 안틸라 소장은 “핀란드는 자원이 없으며 지식경제, 즉 머리로 돌아가는 경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대타협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합의ㆍ커뮤니케이션이 없으면 지식을 얻고 활용하기 힘들다”며 “중앙집권적인 임금협상 시스템과 노사정 합의제가 잘돼 있어 사회적 대타협이 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틸라 소장은 “경제위기를 겪었던 지난 90년대 초반에는 파업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경제주체 간에 갈등은 다소 있었다”며 “실업률이 20%를 육박하면서 대타협과 지식경제에 대한 합의가 나왔고 이때부터 노키아가 휴대폰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10년 동안 경제는 잘 돌아갔고 파업도 없었다”며 “파업이 없는 이유는 자기 일자리가 없어지더라도 국가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줘 생활수준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틸라 소장은 “한국도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회적 합의를 위해서는 개인의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제도와 조직들이 필수”라며 “자신의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채널ㆍ미디어ㆍ도구가 필요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시민사회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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