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상반기 나라살림 22兆 적자

'관리대상수지' 사상최대… 통합재정수지는 6兆1,000억이나<br>올 예산지출액중 62% 상반기에 집행


상반기 나라살림 22兆 적자 '관리대상수지' 사상최대… 통합재정수지는 6兆1,000억이나올 예산지출액중 62% 상반기에 집행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정부가 올해 예산지출액 중 62%인 131조3,000억원을 상반기에 쏟아부으며 연말 대선을 앞두고 경기진작을 위해 군불을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출은 특히 공무원 증원 등으로 인건비 등 소모성 경비가 크게 늘어 나라의 살림살이 현황을 보여주는 '관리대상수지'가 22조6,000억원 적자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가 세금 걷기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세수가 호조세를 보이자 올해 전체로는 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세부담 증가와 방만한 재정운용이 향후 경제성장에 상당한 부담을 지울 것으로 우려된다. 재정경제부는 23일 올 상반기에 총수입 125조1,000억원, 총지출 131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통합재정수지(수입 및 지출)가 6조1,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ㆍ고용기금 등 47개 사회보장성기금 흑자를 뺀 관리대상수지는 22조5,710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관리대상수지는 적립단계여서 지출보다 수입이 월등히 큰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통합재정수지에서 제외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관리대상수지가 통합재정수지보다 나라 살림살이 상황을 잘 보여준다. 정부는 상반기에 국가재정에서 수입보다 지출이 22조6,000억원이나 많았던 것은 부진한 경기를 살리면서 하반기 경기상승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재정지출이 3~6개월 정도 지나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경기진작에 팔을 걷어붙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 정부의 올해 재정집행 진도율은 62%로 조기 재정집행을 실시했던 2005년의 53.9%보다도 8%포인트나 높아 이런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아울러 정부가 공무원 증원 등으로 인건비와 임차료 등 소모성 경비를 많이 사용해 나라살림에 구김살이 커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부 지출 가운데 공무원 인건비와 임차료, 이자지급 및 보조금 등이 포함된 일반회계 경상지출이 올 상반기 8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정에 큰 구멍이 생기고 있지만 정부는 국세청 등이 나서 세금걷기에 몰두, 상반기 세수가 호조를 보인데다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자 느긋한 상황이다. 임영록 재경부 제2차관은 "전반적인 세수 호조 추세 등을 감안하면 연초 전망보다 관리대상수지 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연간 재정적자를 13조6,0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세수 호조로 이보다는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상반기 세금이 많이 걷히면서 정부 총수입은 지난해 동기보다 17.5% 증가해 그나마 방만한 재정지출의 버팀목이 됐다. 정부는 22일 세제개편안을 통해 5년여 동안 3조5,000억원가량 세부담을 줄였다고 밝혔으나 전반적으로 세수 증대에 자신감을 갖고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 세부담 증가는 소비회복에 장애물이 되고 빠른 고령화로 갈수록 재정부담이 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방만한 재정운용이 향후 경제성장에 큰 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게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2002년 이후 한국의 정부 지출은 세입증가율을 넘어서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도 정부와의 연례협의에서 "장기적으로 한국은 고령화 비용이 GDP의 15%를 차지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재정부담에 대한 대응을 시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입력시간 : 2007/08/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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