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분노의 에너지에 대한 성찰

우리는 최근 분노가 분풀이로 표출되면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오는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사건을 목도하고 있다. 설 연휴 마지막날 온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한 국보 1호 숭례문 화재가 결국 방화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방화 피의자는 토지보상 판결에 불만을 품어오다가 이목을 끌기 위해 고의로 숭례문에 불을 질렀다고 한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어떤 면에서는 분노의 에너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분노의 에너지는 어떻게 표출되느냐에 따라 독(毒)이 되기도 하고 약(藥)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흔히 사람들은 화가 나면 안으로 삭이기보다는 겉으로 표현해버리고 만다. 그리고 나중에 때늦은 후회를 하며 땅을 친다. 이번 화재의 방화 피의자 역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분을 삭이지 못한 한순간의 오판으로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옛 성현들은 ‘자기를 이기는 자만이 세상을 이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는 자신의 에너지를 감정에 이끌려 그대로 표출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담은 말이다. 오히려 분이나 화가 치밀 때 이를 극복해 분노의 에너지를 긍정의 에너지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분노의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불가해한 힘을 가지고 있다. 길거리에서 치고받고 싸우는 젊은이들을 지켜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를 쉽게 이해할 것이다. 한겨울에도 그들은 겉옷을 벗어젖히고 살벌한 표정으로 상대들과 한판을 불사한다. 그들은 싸우는 순간 추위도 느끼지 못하며 얻어맞아도 아픈 줄 모른다. 행인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기 때문에 부끄러움 역시 느끼지 못한다. 결국 분노가 풀리고 싸움이 끝난 후에야 추위와 아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이처럼 강한 에너지를 미래를 위한 자기발전 쪽으로 사용하면 과연 어떻게 될까. 울분이 풀릴 때까지 일에 몰입해서 분노의 에너지를 성공의 에너지로 바꾼다면 성공은 어느새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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