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저축은행 콜거래 급증

"예금유치 위한 '금리인상' 한계"

저축은행의 콜(초단기 자금) 거래가 늘어난 것은 예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다 수신기반마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를 높여 자금을 조달해왔지만 금리인상이 한계점에 가까워지자 콜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초단기 자금을 빌려 중장기 대출자금으로 계속 활용할 경우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은행 대출, 엔화자금 차입,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비용이 높다는 입장이다. ◆ 저축은행 자금조달 구조는 ‘천수답’=지난 5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51조5,072억원. 이중 고금리 예금으로 조달한 자금은 45조9,333억원으로 총 자산의 89.2%를 차지한다. 특히 정기예금은 42조3,413억원으로 90%를 웃돈다. 저축은행이 자기신용으로 조달한 차입금은 5,999억원으로 전체의 1.2%에 불과하고 기타 부채도 9,382억원(1.8%)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예금의존도는 91년 77.6%에서 꾸준히 높아져 2000년 90.1%까지 높아졌다. 반면 미국 저축은행의 경우 조달자금수단 중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8.0%에 불과하다. 미국연방주택대출은행 선급금 18.7%, 역환매조건부채권매도 5.4%, 기타 차입 7.0% 등으로 분산돼 있다. 미국의 경우 예금의존도가 91년 77.0%에 달했지만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지방의 한 저축은행 대표는 “국내 저축은행은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고금리 대출로 수익을 내는 단순구조”라며 “저축은행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금조달과 자금운용 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수신이 줄면 자금조달도 끊어져=저축은행의 수신은 외환위기 이후 꾸준한 증가했다. 하지만 올 6월 주식과 해외 펀드 투자열풍, 은행들의 고금리 상품 등이 쏟아지면서 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저축은행들은 줄어든 수신을 메우기 위해 콜 자금 사용을 늘렸다. 7월에도 수신 감소세는 이어졌고 콜 거래도 증가했다.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콜금리와의 격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지자 8월 콜 거래가 1,000억원을 넘었다. 서울 지역의 한 저축은행 대표는 “지급준비금의 80%까지는 콜 거래가 가능하지만 콜은 만약을 대비해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며 “콜 거래를 줄이기 위해 다른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자금조달 구조 개선 필요=15일짜리 콜 자금을 빌려 중장기로 계속 대출을 해주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저축은행들은 은행 차입, 엔화자금 조달 등을 검토 중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 차입을 검토 중인데 담보나 대출금리가 부담이 되고 유동화증권 발행은 비용이 비싸 실익이 없다”며 “은행들은 CDㆍ은행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지만 저축은행은 금리를 높이는 것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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