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수들이 공평한 시간과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지난 26일 끝난 유럽프로골프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은 나흘 중 사흘간의 악천후 속에도 72홀 경기가 마무리됐다. 특히 컷오프 전인 2라운드 때는 안개로 출발 시간이 늦춰진데다 이후 강풍과 폭우가 몰아쳤지만 156명 전원이 일몰 전에 경기를 끝냈다. 약간의 악조건에도 지연과 순연, 라운드 축소 등이 빈번한 국내 대회와는 진행방식이 사뭇 달랐다. 존 패러모어(54ㆍ잉글랜드ㆍ사진) 유럽투어 경기위원장은 원활한 경기진행 비결로 ‘시간 준수’를 꼽았다. “우리는 선수들이 경기하는 시간을 지키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공평한 시간을 갖고 경기하고 공평한 우승 기회를 갖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뒷조가 쫓아오지 않는다면 속도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선수들에게도 제 시간을 지킬 것을 요구합니다.” 그는 원활한 경기진행의 요건을 선수들만의 몫으로 돌리지는 않았다. “각 홀 플레이 시간표를 만들어 공시하고 이에 맞추도록 한다”는 그는 “이동 시간도 포함시키는데 이동 거리가 먼 홀도 있기 때문에 대회 시작 전에 미리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경기위원회 측의 사전 노력을 강조했다. 스트로크당 시간을 한 라운드에 두 차례 어기면 1벌타를 준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유럽투어에서 올해로 34번째 시즌을 맞은 그에게 룰 적용 원칙을 묻자 “기본 원칙으로 삼는 룰이 있다면 ‘볼은 놓인 그 상태로, 찾은 그 상태에서 플레이한다’는 것이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매우 간단하지만 골프에 있어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명제”라는 그는 “아마추어 골퍼들도 분쟁이 일어났을 때 이것만 고수한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말 골퍼들이 꼭 지켰으면 하는 에티켓으로는 빠른 플레이를 들었다. “하루를 한 라운드로 다 보낸다면 슬픈 일일 것이며 때문에 속도를 지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특별히 매너가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선수로는 ‘실력도 좋지만 골프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잘 알고 또한 골프를 매우 사랑하는’ 타이거 우즈(미국)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12살에 골프를 시작해 한때 핸디캡 1(현재는 4)을 유지했을 만큼 수준급 실력을 가진 그는 “경기위원장 한명이 또 있지만 단지 아시아가 좋아 이 지역 출장을 주로 맡고 있다”며 “날씨가 따라주지 않아 지난해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지 못한 게 아쉬웠던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