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PF배드뱅크, 부실채권 4조 우선 매입

2분기 중 1조 출자 설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PF 배드뱅크(Bad Bank)'가 4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우선적으로 사들일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5개 시중은행, 3개 국책은행 등으로 구성된 PF 태스크포스(TF)는 올해 2ㆍ4분기 안에 PF 배드뱅크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 PF 배드뱅크는 컨소시엄 형태로 여러 은행이 돈을 빌려준 사업장의 부실채권을 우선적으로 매입할 방침이다. 한 은행이 단독으로 대출해준 사업장보다 컨소시엄 형태로 대출해준 사업장부터 정상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이다.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장의 경우 한두 은행이 대출을 회수하면 다른 금융기관도 잇따라 대출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은행권의 PF 대출 잔액은 모두 38조7,300억원. 이 중 부실채권 잔액은 6조3,700억원에 이른다. 또 컨소시엄 형태로 대출된 사업장의 부실채권 잔액은 4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여러 은행이 대출해준 PF 사업장이 배드뱅크의 우선 매입 대상이 되겠지만 은행 한 곳이 대출해준 사업장도 해당 은행의 요청이 있으면 배드뱅크가 사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PF 배드뱅크에 참가하는 5개 시중은행과 3개 국책은행은 각각 부실채권의 규모에 따라 총 1조원가량을 출자해 배드뱅크를 설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는 은행별 출자금액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PF 배드뱅크의 매입 대상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하거나 PF 부실채권 규모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배드뱅크가 사업장을 인수, 완공과 분양까지 담당해 자금을 회수할 경우 부실채권 인수자금 외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8개 은행이 건설사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한 PF 배드뱅크 설립에 공감하면서 TF에 참여하고 있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당국이 PF 부실 처리를 은행권에 떠넘긴다고 반발하고 있는 터라 배드뱅크 설립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PF 대출 규모나 부실 규모가 은행마다 달라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할 필요가 없는 은행도 있다"며 "당국이 일방적으로 PF 부실 처리 문제를 은행권에 떠넘기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에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라고 하더니 이제는 저축은행 PF 대출 부실까지 떠안으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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