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애플 공세에 국내업계 또 속수무책

삼성 등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 속수무책… 시장주도권 뺏길 우려<br>애플, 계열 IT 단말기 통해 9월부터 서비스


오는 9월 선보이는 애플의 야심작 '아이클라우드'가 글로벌 정보기술(IT) 단말기 제조업체에 대한 애플의 2차 공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ㆍLG전자 등 우리의 글로벌 IT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아이폰에 이은 애플의 2차 공습에 대한 별다른 대응책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글로벌 IT시장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애플은 9월부터 자사의 모든 기기를 연결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를 개시할 예정이다. 아이클라우드를 활용하면 기존 아이폰(스마트폰)과 아이패드(태블릿PC)는 물론 맥북(노트북PC), 아이맥(데스크톱PC) 등을 하나의 기기처럼 쓸 수 있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 자동으로 맥북 컴퓨터에 등록되고 맥북으로 작성하던 문서를 아이패드에서 실시간으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애플 계열 IT 단말기의 경쟁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아이폰ㆍ아이패드를 쓰던 사람이 노트북PC를 사려면 맥북을, 데스크톱PC를 사려면 아이맥을 사는 것. 이들 기기가 아이클라우드로 서로 연결돼 각종 콘텐츠를 자동으로 공유하기 때문이다. 또 IT 단말기의 경쟁력이 개별 단말기 경쟁력에서 유기적으로 통합된 단말기 라인업 전체의 패키지 경쟁력으로 바뀌게 된다. 모든 하드웨어를 애플 생태계로 끌어들여 글로벌 IT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가려는 애플의 '선전포고'인 셈이다. 애플의 이 같은 전략은 이달 출시 예정인 PC 운영체제(OS) '맥OS X'와 9월에 선보일 모바일기기용 운영체제 'iOS 5'를 아이클라우드로 하나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단말기들 사이의 이 같은 유기적인 통합이 불가능하다. 모바일 단말기는 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은 MS의 윈도 운영체계를 각각 쓰기 때문이다. 애플처럼 하드웨어 사이에 유기적인 통합 서비스가 없는 삼성전자와 LG전자ㆍ팬택 등 국내 제조사와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는 독자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애플의 공세를 빤히 보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내줘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임양수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아이클라우드는 애플 하드웨어의 구매가치를 상승시키고 이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두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개별적인 하드웨어 판매에만 주력해왔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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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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