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9월 해외송금 크게 줄었다

널뛰는 환율에 애타는 기러기아빠<br>여행비 지출도 감소

한국은행 고위 임원인 A씨는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심정이다. 올해 초 아들을 미국 대학에 유학 보냈는데 그리스 재정위기가 악화된 지난 9월에는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31원 이상 가파르게 올라 학비부담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유럽사태 해결방안이 나오고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지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기러기 아빠들이 롤러코스트처럼 급변동하는 원ㆍ달러 환율에 일희일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9월의 경우 기러기 아빠들이 해외로 송금한 유학연수지급 규모가 3억5,800만달러까지 급감했다. 유학연수지급 규모는 5월 3억3,000만달러, 6월 3억4,700만달러, 7월 4억2,700만달러, 8월 5억6,9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9월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양호석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차장은 "9월에는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자금부담을 느낀 기러기 아빠들이 해외송금을 최대한 늦추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9월 원ㆍ달러 환율 급등은 내국인의 해외 여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5월 내국인의 여행비 지출 규모는 12억3,00만달러에서 6월 13억4,000만달러, 7월 14억1,000만달러, 8월 13억6,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9월에는 12억1,0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유학연수 및 내국인의 일반여행 지급규모가 줄어들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축소되고 있다. 7월과 8월 각각 9억1,000만달러, 7억8,000만달러에 달했던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9월 2억6,0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기러기 아빠뿐만 아니라 '코리아드림'의 꿈을 안고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계약기간 1년 이상인 외국인 근로자의 해외송금액을 뜻하는 이전소득지급은 6월~8월에는 월 평균 15억달러 이상을 기록했지만 9월에는 13억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근무하는 내국인이 우리나라에 송금한 돈과 외국인 근로자가 해외에 송금한 돈의 차이를 나타내는 '이전소득수지'는 1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 흑자는 5월 이후 4개월만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