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까지 급증세를 보이던 해외 부동산 취득 열풍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로 북미 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바이에서 50억원이 넘는 상가를 구입하고 싱가포르에서 30억원을 웃도는 주택을 구입하는 등 미국 외 지역에서는 고가 부동산 취득 사례가 눈에 띄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ㆍ4분기 중 거주자의 해외 부동산 취득 현황’에 따르면 3ㆍ4분기 거주자의 해외 부동산 취득실적(신고기준)은 총 969건에 3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건수로는 15.4%, 금액기준으로는 17.9% 감소했다.
개인의 외국 부동산 취득신고금액은 전 분기의 3억4,180만달러(786건)에서 2억7,480만달러(699건)로, 법인은 1,430만달러(23건)에서 1,027만달러(23건)로 줄었다. 골프장회원권 등 부동산 이용권 취득신고는 1,310만달러(247건)로 전 분기의 1,010만달러(336건)에 비해 금액은 늘었으나 취득건수는 감소했다.
이처럼 해외 부동산 취득실적이 전 분기보다 감소한 것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와 미국 주택경기 침체로 거주자들이 보수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현재 해외 부동산 취득 대상 국가 가운데 미국이 전체의 39%를 차지하며 2위인 캐나다(16%)까지 합치면 북미 지역이 55%에 달한다.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가 곧바로 거주자의 해외 부동산 취득 열기를 주춤하게 했다는 것이다.
3ㆍ4분기 중 개인이 100만달러 이상의 거액 부동산을 취득했다고 신고한 건수는 주거용이 16건, 투자용이 43건으로 2ㆍ4분기의 주거용 18건, 투자용 53건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3ㆍ4분기 중 가장 큰 규모의 투자실적은 취득가액 기준으로 두바이에 투자용 상가를 558만달러(51억원 상당)에 구입한 경우다. 신고액 기준으로는 싱가포르에 323만달러(30억원 상당)의 투자용 주택을 사들인 것이며 부동산 이용권으로는 일본에 골프장회원권을 67만달러(6억원 상당)에 구입한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