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연금 결손 위기에 직면했다.
UB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미국 500대 기업의 연금 결손액은 올해 말까지 사상 최대 규모인 2,780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 동안 미 기업들은 장기적인 증시 침체로 전례 없는 연금 결손 사태를 맞고 있는데, 최근 증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상황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GM, 연금 손실 보전 위해 130억 달러 조달 계획=20일 CNN머니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13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중 100억 달러는 GM의 유동성 개선과 연금 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며, 30억 달러는 금융 자회사인 제너널 모터스 억셉턴스(GMA)의 운용자금 조달을 위한 것이다.
회사채 조사 업체인 딜러직에 따르면 GM의 100억 달러 회사채 발행은 자동차 업계 사상 최대 규모며, GMA의 채권 발행을 합칠 경우 미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GM의 이 같은 자금 조달 계획은 대규모 연금 결손 때문. GM의 연금 결손액은 현재 총 200억 달러로 미국 내 단일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데, GM은 주정부의 연기금 보험 규정이 정한 과태료를 물지 않기 위해선 앞으로 4년 내 150억 달러의 연금 재원을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타 기업도 회사채 통해 연금 손실 보전할 듯=연금 결손은 비단 GM만의 문제는 아니며, 특히 최근의 증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연금 결손 규모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말 현재 이들 기업들의 연금 결손액은 2,390억 달러로 증시가 바닥권에 머물던 지난해 말의 2,120억 달러보다 270억 달러 늘어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포드와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경쟁사들은 물론 다른 대기업들도 연금 결손 문제 해결을 위해 GM의 회사채 발행 조치를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의 초저금리 상황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 CNN머니는 이와 관련, “GM 등 미 기업들은 최근의 증시 회복이 연금 결손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들은 초저금리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적게 드는 회사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